정품 담배 1천만갑 유흥업소 `직행' 적발되기도
경찰 "걸려도 단순 벌금형에 그쳐 단속효과 없어"
면세 담배를 정품으로 둔갑시켜 팔거나 중국에서 만든 가짜 국산담배를 밀수해 시중에 유통시킨 업자 등 66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면세 담배를 사들인 뒤 정품으로 위장해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상표법 위반 등)로 김모(41)씨 등 38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최모(34)씨를 수배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04년 9월부터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이 인천항 면세점 등지에서 사온 `에쎄', `던힐' 100만갑(정품 시가 24억원)을 한 갑당 1천900∼2천원에 사들인 뒤 유흥업소 등에 100원 가량 올려 팔아 2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담배 옆면 비닐포장에 칼집을 내고 담배이름을 써 넣은 스티커를 밀어 넣어 면세표시(DUTY FREE) 위에 덧붙이는 방법으로 정품인 것처럼 위장했으며 스티커 삽입 과정에서 비닐포장이 찢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위조담배 제조에 쓰이는 중국산 포장기를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주로 담배를 공급한 곳은 담배 소매인 지정을 받지 못한 유흥업소ㆍPC방ㆍ성인오락실 또는 소매인 지정을 받긴 했지만 탈세를 목적으로 정품 담배를 취급하지 않는 소매점이다.
경찰은 또 중국에서 만든 가짜 `레종' 담배 3만2천500갑(정품 시가 8천100만원)을 밀수해 국내에 유통하려던 김모(43)씨 등 3명과 담배인삼공사에서 공급받은 담배 1천만갑(정품 시가 230억원)을 담배소매인 지정을 못 받은 유흥업소 등에 되판 최모(38)씨 등 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담뱃값에는 교육세, 국민건강증진기금 등이 포함돼 있어 조세 수입의 주 원천이 됨에도 탈세를 노린 담배 불법 유통행위의 처벌은 현재 최고 500만원 이하 벌금에 그쳐 단속 효과가 미미하다"며 담배사업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