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항구 제한에 사실상 협정 무효한 상태”
UN, 러 요구조건 일부 수용했으나 러 7월 재연장 파기 시사
우크라 “협정에서 러시아 배제하는 플랜 B 추진할 것”
“협정 파기돼도 대체 수출경로 있어…시장에 즉각적 위협 없을 것”
◆…흑해곡물협정에 따라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는 곡물 운반 선박 <사진 로이터>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5일(현지시간) 7월 중순 만료 예정인 흑해곡물협정을 연장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흑해는 우크라이나 곡물 대부분이 운송되는 핵심 해상 수출로다. 해마다 4,500만 톤의 곡물을 공급하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로가 차단된다는 것은 국제 곡물 시장에 큰 위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 항로가 차단됨에 따라 식량 파동이 일자 지난해 UN과 튀르키예,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흑해곡물협정을 체결했으며 지난달 17일, 만기일을 하루 남겨두고 협정 2개월 연장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화물선들은 흑해 항구 3곳에 대한 접근이 허용된 상황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이 항구 승인을 제한하는 등 규정을 위반하면서 사실상 협정이 무효한 상태라고 재차 지적하고 있다.
러시아는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협정의 재연장을 파기하겠다는 뜻을 고수하며 이를 정치적 협상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피브데니 항을 통과하는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송출 재개와 로스셀호스방크(러시아 농업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복귀 등의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시 흑해곡물협정이 만기 되는 오는 7월 17일 재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UN은 러시아의 요구조건 중 하나인 암모니아 운송을 재개하는 방안을 제안한 상황. 파이프라인을 통한 러시아의 암모니아 운송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지나며 지난해 러시아 침공 이후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러시아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재연장 파기를 시사하며 흑해 항로가 또다시 차단될 위험에 처한 것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협정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플랜 B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솔스키 장관은 "러시아의 제한으로 항구가 막히면서 곡물 수출 등이 원활하게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4자 협정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플랜 B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협정이 연장되지 않더라도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수출할 방법은 있기 때문에 시장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그레인콤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고위 대표 및 애널리스트 중 일부는 철도, 트럭 및 유럽 다뉴브강을 포함한 대체 경로가 올해 흑해 항구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수출량을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AG리소스의 댄 베이스는 "협정이 갱신되지 않더라도 우크라이나의 곡물이 모두 동유럽을 통해 서쪽으로 나갈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비용이 15~20% 더 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