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긴축적 수준…금융불균형 아직 해소되지 않아”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표

“향후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 불확실성 높은 상황”

“미 연준 금리 추가 인상, 국내 통화정책 기조 조기 전환 시 환율 상승압력 다시 높아질 가능성”

“금융불안 발생할 가능성 크지 않아…부동산 금융 관련 신용 리스크 잠재”

한국은행은 8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현 통화정책 기조 평가 및 주요 리스크 점검'에서 현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범위를 소폭 상회하는 긴축적인 수준으로 평가하면서도 누증된 금융불균형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번 금리인상기를 ▲저금리 기조 하에서 주택 등 자산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부문의 부채 누증이 가속화되는 등 금융불균형이 누증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에 앞서 금리 인상을 시작 ▲이후 예상보다 빠른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필요성이 더욱 확대 ▲2022년 하반기에는 환율 급등으로 물가상승압력과 외환부문 리스크가 동반 증대되는 상황에서 한은은 금리인상 속도를 높여 기준금리를 조기에 긴축적인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향으로 대응 ▲작년 4분기 이후에는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안 이 발생함에 따라 한국은행은 유동성 지원 등 시장안정화 조치로 대응하는 동시에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을 지속 등 대내외 통화가치 안정 및 금융안정 중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영했는지에 따라 네 국면(phase)으로 구분했다.

한은은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현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범위를 소폭 상회하는 긴축적인 수준'으로 평가했다. 시장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금년 들어 장단기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한 점에 비춰 긴축의 정도가 상당폭 축소된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국고채 수익률 곡선은 지난해 10월 이후 하향 이동한 가운데 장기물이 더 큰 폭 하락하며 평탄화됐으며 특히 3월 SVB 사태 이후에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대 약화,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한동안 하회했다"며 "금리기간구조 모형 분석 결과 단기금리기대와 기간프리미엄이 모두 축소된 가운데, 장기물일수록 기간프리미엄 축소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상황지수(FCI)를 통해 평가해 보면 주택가격, 주가 등 자산가격이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조정된 점이 주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여건은 긴축적인 수준을 지속했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 운영 관련 주요 잠재 리스크로 ▲인플레이션의 높은 불확실성 ▲금융불균형 해소 지연 가능성 ▲외환부문 불안 가능성 ▲금융불안 재연 가능성 등을 꼽았다.

기조적 인플레이션 압력을 나타내는 다양한 근원 지표들이 높은 수준에서 하방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인플레이션의 하락 속도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으로 그간 지연되어 온 공공요금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직·간접적 경로를 통해 오랜 기간에 걸쳐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주택가격이 여전히 소득수준과 괴리돼 고평가되어 있으며 가계부채 비율도 최근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누증된 금융불균형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더불어 경상수지 적자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거나 국내 통화정책 기조가 조기에 전환될 경우에는 환율 상승압력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하반기와 같이 시장 전반의 유동성 리스크(liquidity risk)가 확대되면서 금융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금리 수준이 높아진 가운데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부동산 금융 관련 신용 리스크(credit risk)가 여타 부문 및 시장불안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했다.

한은은 "금번 금리인상 과정에서 마주한 여러 리스크 요인들 가운데 상당부분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채 잠재리스크로 남아 있다"며 "이러한 리스크 요인들은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있어 정책 운용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적절히 고려한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