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항공편 기내 난동 1000편당 1.76건 발생
IATA "기내 난동 줄이려면 MP14 비준" 미가입국에 독려
◆…자료사진=로이터통신
지난해부터 각국의 코로나 규제가 완화되면서 비행기 이용승객이 늘어나자 기내 난동 사건이 급증했다는 국제기구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4∼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79회 연차총회에서 지난해 세계 항공편 1000편당 발생한 기내 난동은 1.76건(568편당 1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1년 1.2건(835편당 1건)에 비해 약 47% 증가한 수치다. 기내 난동 사건의 연도별 전체 건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자주 발생한 기내 난동 유형은 흡연이나 안전띠 미착용 등을 포함한 '승무원 지시 불이행'에 이어 '언어폭력', '기내 만취' '기내 수하물 허용량 초과' 등이 있었다.
지시 불이행은 항공편 1000편당 2021년 0.224건에서 작년 0.307건으로 빈도가 37% 늘었다. 같은 기간 언어폭력과 기내 만취 빈도는 각각 61%, 58% 증가했다.
IATA는 "기내 난동을 줄이려면 '몬트리올 의정서 2014'(MP14)를 비준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촉구했다. MP14는 기내에서 난동을 부린 승객을 항공기 국적과 상관없이 도착한 국가에서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한 의정서다. 1963년에 채택된 기존의 도쿄 협약은 항공기가 등록된 국가에서만 기내 난동 사건 관할권을 부여해 이 부분을 보완한 '몬트리올 의정서'가 2014년에 성안됐다.
현재 프랑스와 스위스, 이집트, 케냐 등 45개국이 가입했으며 이들 국가는 세계 항공여객 수송량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다만 세계 항공 주요국인 미국과 영국, 중국, 일본 등은 MP14를 비준하지 않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도 아직 MP14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IATA는 "기내 난동 사건이 증가하면서 각국의 정부와 항공업계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더 많은 국가가 MP14를 비준할수록 통일된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내 난동을 처리하며 억지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