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팬덤 있는 정치인, 유튜버 느낌까지…순간 '응징하자' 작동한 듯"
"'민주당이 범죄집단이다' 추론 가능하게 만든 의도적인 도발"
김한규 "韓, 장관으로서 업무 실패…방탄하기엔 당도 정치적 부담 있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성만, 윤관석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후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전날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면서 '돈봉투를 받은 20명이 표결에 참여하고 있다. 공정하지 않다'고 한 것에 대해 "기저에 평소 민주당만 겨냥하고 있다는 생각이 깔린 상황에서 불을 확 당긴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법무장관이 영장사유 설명을 하면서 이렇게 계산된 도발을 할 이유가 없다. 이건 의도적인 도발"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법무부 장관은 드라이하게 법리에 맞게 영장 청구했다, 가결시켜 달라 하면 되는데 어떻게 보면 팬덤을 바라보는 정치인 같은, 혹은 유튜버 같은 그런 느낌까지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날 의원총회에서 한 의원이 '검찰이 마치 국회를 사냥터로, 의원을 사냥감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우리도 언제 사냥감이 될지 모른다' 이런 이야기를 해서 뇌리에 꽂힌 상황이었다"며 "순간적으로 응징하자, 그런 생각들이 많이 작동을 했던 것 같다. 아마 지도부에서도 (설득) 작업을 좀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돈봉투 사건에 대해서는 우리가 단호하게 대응을 해야 된다는 공감대가 사실은 이뤄졌었다. 거기다 노웅래, 이재명 두 분에 대해선 부결시키고 하영제에 대해서만 가결시킨 전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두 분에 대해 부결시킬 그런 여력이 저희한테 없다고 봤다"며 "또 실제 의원들 분위기도 이걸 부결시키자, 이건 너무하지 않냐. 이런 분위기는 감지하지 못했다"고 가결을 점쳤던 이유를 설명했다.
현역 의원을 상대로 해서 두 사람의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봤으나 결과적으로 민주당에게는 방탄정당의 이미지를 고착화시키고 법원 가서 영장 기각될 것을 국회에서 부결되는 결과를 끌어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완전히 부담을 덜고 짐을 떠맡기는 것"이라며 "의혹을 받고 있는 20명이 투표를 하고 있다면 윤관석, 이성만은 투표하면 더 안 된다. 아직 수사도 제대로 안 되어 있는 사람들을 지목해서 그렇게 얘기하나. 이건 '민주당이 범죄집단이다'라는 추론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으로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韓, 장관으로서 업무 실패…방탄하기엔 당도 정치적 부담 있어"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분명히 한동훈 장관이 계획된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이라며 "그것 때문에 저희가 말려서 원래 찬성하려다가 부결로 바꿨다, 그런 기류까지는 아닌 것 같지만 분명히 어제 한 장관은 장관으로서의 업무를 실패한 것"이라고 한 장관을 직격했다.
이어 "저희가 윤관석, 이성만 의원을 보호해야 될 이유는 없다. 이미 탈당도 하셨고 그로 인해서 저희가 얻는 것보다는 잃게 되는 정치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저희가 윤관석 의원을 방탄하기보다는 검찰 수사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감정이 부결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속의 필요성을 얘기해야 되는데 그런 역할을 하지 않고 야당을 비방하는 정치적인 역할을 선택한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좋은지 모르겠지만 아마 체포동의안을 요구했던 검찰 입장에서는 장관의 정치적인 행보 때문에 수사에 장해를 입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은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표가 쏟아진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장관은 전날 체포동의 설명에서 "범죄사실에 따르면 논리 필연적으로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여기 계시고, 표결에도 참여하시게 된다"며 "돈 봉투 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체포 여부를 돈 봉투를 받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공정해 보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정치적으로 계산된 (한 장관의) 발언이 많은 의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다"며 "우리 당을 범죄 집단으로 매도해 모욕적이라는 의원들도 계셨는데, 현장 분위기가 상당히 부정적으로 바뀌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의 선을 넘어선 거라고 본다"며 "어떤 근거로 그런 말을 하나, 그러면 그 20명에 어떤 사람이 들어가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이 현재 170명 가까이 있는데, 그 사람들을 다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한 셈이 되는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