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회계관리, 횡령 방지에 효과 있는지 정밀 분석해야"

KICPA·자본시장연구원,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제고방안' 세미나 개최

정태진 IE University 교수, '내부회계관리제도 고도화 현황 및 시사점' 발표

이상호 연구위원,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의무화 효과 및 실효성 제고방안' 발표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자들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인증수준 상향이 실제 기업 내 횡령·배임의 통제에 효과적이었는지 실증분석에 기초해 제도 개선의 효과성에 대해 평가했다. 또 기업의 이행부담은 합리적으로 완화하되,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실효적 운영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고도화 현황 및 시사점'이란 주제로 발표를 맡은 정 교수는 강도 높은 회계개혁 조치에도 불구하고 횡령·배임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 교수는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의무화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존재하는 상황으로, 특히 학계 측에서는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의무화에도 불구하고 감사품질 측면에서 일관되지 않은 정책효과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내부통제제도와 한국의 내부회계관리제도를 비교하고 한국의 내부회계관리제도가 형식적 측면에서 충실한 체계인 반면, 중요한 취약점 중 '자금통제 미비' 사례가 많다"고 했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감사의무화가 횡령·배임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있는지에 대해 보다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인증수준 상향과 재무제표 감사품질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내적 및 외적타당도 측면에서 횡령·배임과 직접 연계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라며, "내부회계관리제도 상 중요한 취약점의 사유 중 '자금통제 미비' 사례가 많기 때문에 인증수준 상향의 효과에 대해 추가적으로 확인할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제언했다.

■ "내부회계관리제도 관련한 기업이행 부담 완화해야"

이날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의무화 효과 및 실효성 제고방안'의 발표를 맡은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에는 내부통제 절차의 근본적 위반으로 볼 수 있는 횡령·배임의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학계의 논의로 제도 실효성 논란이 누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그간 회계업계는 관련 제도의 시행이 기업의 내부통제를 고도화해 부정 예방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음을 주장한 반면, 기업 측은 제도의 실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고, 구축·운영·감사 과정 전반에 필요한 비용 대비 실질적 효익은 제한적임을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도의 순차적 시행 환경을 고려한 다각도의 분석 결과,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인증수준을 '검토'에서 '감사'로 상향한 2019년 이후 자본시장 전반의 횡령·배임 건수는 추세적으로 하락 전환했으며, 이러한 추이의 변화는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의무화한 기업집단에 의해 유도됐다"고 전했다.

또 "인증수준 상향 시 기업당 횡령·배임 발생 확률은 각각 0.84%p, 1.04%p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며(각각 10%, 5% 유의수준), 관련 부정 금액 역시 평균적으로 1986만원 감소(1% 유의수준)했다"라며, "이러한 결과는 '검토' 대비 검증 대상 및 절차를 확대·강화한 '감사' 제도가 기업의 내부통제를 고도화해 부정 발생을 억제할 개연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위원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구축·운영 및 감사 수검을 위한 기업의 이행부담이 상당히 급증해 온 영향도 확인된바, 제도의 근본적인 효과성은 인정하되 실효적 안착을 위한 합리적 개선안 마련 논의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의 형식적 부담은 완화하고 실효적 운영 유인을 큰 폭으로 강화하는 가운데, 부정의 동기를 원천적으로 억제하는 방향으로 사법·행정제도 전반의 포괄적 개선논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