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M&A 결정 용이, 잡음 발생 가능성 낮아…이익 체력, 온전히 실적 반영”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자산규모 각각 2.27배, 2.00배, 1.80배 증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자본규모 1.77배, 1.66배, 1.72배 늘어”
“CEO가 충분히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 결정 내릴 수 있는 환경 필요”
◆…사진=조세일보 DB
SK증권 설용진 연구원은 14일 보고서를 통해 "은행의 주인은 주주임에도 '주인 없는 회사'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은 지배주주가 부재할 수밖에 없는 규제적 특수성에 기인한다"며 "이에 따라 주주가치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발생하는 은행의 경영에 있어 주주보다 CEO 등 경영진의 역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 연구원은 "은행의 활동 등에 주주가치가 명확하게 반영되기 위해서는 경영진 등을 선임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인 '거버넌스(관리방식)'가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거버넌스 중 CEO 측면의 요인이 은행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주요 금융지주를 분석해본 결과 상대적으로 CEO 임기가 길고 리더십이 안정된 은행이 그렇지 못한 은행 대비 과거 외형 성장 및 실적 안정성 등에서 양호한 모습을 보여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CEO 임기가 길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일관된 전략을 유지할 수 있어 M&A 등을 결정하기 용이하고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이익 체력을 온전히 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설 연구원은 "먼저 CEO의 재임 기간 등을 중심으로 분류한 결과 KB금융의 경우 2002년 이후 그룹 CEO(지주 회장 기준. 지주 전환 이전에는 은행장 기준)가 6번 바뀌었으며 2014년 이전에는 모두 연임에 실패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반면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2002년 이후 각각 4명, 3명의 CEO(지주 회장 기준. 지주 전환 이전에는 은행장 기준)가 역임하는 모습이 나타났으며 일반적으로 연임에 성공하며 장기적으로 임기를 수행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2002년말 기준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KB금융(금융지주 출범 전인 2002~2007년은 KB국민은행 기준),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금융지주 출범 전인 2002~2004년은 하나은행 기준)는 각각 187조원, 67조원, 76조원 수준을 기록했으나 2022년말 기준으로는 각각 701조, 676조, 567조원 수준을 기록함에 따라 2002년 대비 각각 3.75배, 10.12배, 7.50배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CEO 임기가 길고 안정적이었던 신한지주 및 하나금융지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자산 성장 추세가 나타났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CEO의 임기와 그룹 자산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고자 KB금융 기준으로 CEO가 연임에 성공하며 리더십이 안정화된 2014년을 전후로 세부적으로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2014년 기준 자산 규모는 KB, 신한, 하나가 각각 308조, 338조, 316조로 2002년 대비 1.65배, 5.06배, 4.16배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난 반면 2014년 대비 2022년 기준으로는 각각 2.27배, 2.00배, 1.80배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했을 때 전반적으로 CEO 임기가 길고 안정화된 상황에서 외형 측면에서 유의미한 자산 성장 추세가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자료=SK증권 제공
그러면서 "해외에서도 장기 재직한 CEO가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JP 모건의 CEO인 Jamie Dimon이 대표적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손실을 기록하던 Bank of America를 성공적으로 부활시킨 Brian Moynihan 역시 장기간 CEO로 재직하며 구조조정 및 사업구조 재편에 성공한 사례이다"며 "Morgan Stanley 역시 현재 CEO James Gorman이 장기적으로 WM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 끝에 경쟁사인 Goldman Sachs 대비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설 연구원은 "CEO 임기가 장기화되고 리더십이 안정적인 추세가 나타나는 상황에서는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이슈가 제한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익 체력이 온전히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라며 "특히 이익을 바탕으로 배당성향 등 주주 환원을 결정하는 국내 은행업종의 특성상 이러한 이익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기업가치를 결정하는데 주요 포인트로 작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시가총액을 기준으로도 주요 금융지주에서 CEO 임기 및 리더십의 안정성과 관련된 불확실성 여부에 따라 등락이 나타나는 모습을 일부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CEO의 임기 중 성과가 양호하고 기업가치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장기 연임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CEO의 임기와 기업가치 간 선후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며 "다만 기본적으로 CEO 임기 관련 불확실성이 높았던 은행들이 M&A 추진에 어려움을 겪거나 실적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CEO가 충분히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