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기현과 비공개로 만나겠다, 당장 추경 논의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굳이 원하시니 비공개로 소주 마시면서라도 만나서 얘기하고 싶다. 대신 의제는 술 얘기, 밥 얘기가 아니라 추경 얘기라야 한다"며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회동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재정의 주인은 국민이지 기재부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경기침체 시기엔 가계, 기업, 정부 3개 경제주체 중 정부의 역할을 늘려야 하는 것이라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TV 토론 제안에 대해 "지금 꿩 구워 먹은 소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만나서 사진 찍고 아무도 안 보는 데서 밥이나 먹고 소주나 나누자는 그런 정신으로 어떻게 대한민국 국정을 이끌어 가겠나"라며 "지금 당장이라도 추경을 어떻게 할지,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계 경제가 기지개를 켜지만 대한민국 경제는 중병이 들고 있다. IMF, OECD, 세계은행, 주요 기관들이 세계 성장률 전망을 잇따라 상향하는데 유독 대한민국만 역주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화되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정부가 앞장서서 소방관 역할을 하는 게 상식이다. 과감한 재정지출로 민생 고통을 덜고 경제 회복의 디딤돌을 놓아야 한다"며 "이미 전국의 186개 지방 정부들도 지역경기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해서 추경을 편성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뭘 하고 있나"라고 따져물었다.   

이 대표는 "민생 살리기, 경제 회복을 위한 추경 논의를 정부 여당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야당들 간의 공식 협의도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추경 없다', 대책이 없다고 고백한 것"

박광온 원내대표는 "추경 논의를 위해서 이재명 당대표가 야4당 대표와의 협의를 제안했다. 절박한 시기에 긴박한 제안"이라며 "지금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야당 대표들을 만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가 어제 대정부 질문에서 추경은 없다고 잘라 말한 것은 사실은 대책이 없다고 고백한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기업들의 체감 경기 전망은 15달째 부정적이다. 2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는 IMF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이런 가운데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경은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 경제 위기의 충격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예방 주사 역할을 추경이 할 것"이라며 "반드시 민생경제 회복 추경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대표들을 만나서 비상경제 대책을 논의해야 할 때"라며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서 이번 추경은 물론이고 준비에 들어간 내년도 예산까지 폭넓게 논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여야정 민생경제 상설협의체를 만드는 일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 여당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