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등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조정대상지역 소재 주택을 취득했다면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더라도, 취득 후 2년 이상 보유·거주요건을 충족해야 되팔 때 차익에 대해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다(양도가액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은 12억원 초과분 과세).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택에서 실제 거주해야만 절세 혜택을 볼 수 있으나, 거주의 형편이 어려운 납세자들은 상생임대주택 특례규정을 고려해볼 수 있다.(참고기사: 2023년 6월 12일字, 저에게 상생임대주택 특례규정 필요한가요)
상생임대주택 특례는 ①주택을 취득한 후에 임대차계약으로 1년 6개월 이상을 임대해야 하며 ②2021년 12월 20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기간 중에 임대보증금(또는 임대료)의 증가율이 5% 이내로 체결하고 임대개시해서 2년 이상 임대해야만 적용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때 ①의 임대차계약을 '직전임대차계약' ②의계약을 '상생임대차계약'이라고 표현한다.
최근 국세청 산하 국세상담센터에는 관련된 질의가 적지 않게 들어온다고 한다. 직전임대차·상생임대차계약에 필요한 계약서 양식이 있는지, 임대차계약서에 표기해야 할 사항이 있는지를 묻는 게 주된 질의다. 나용선 국세상담센터 상담관은 "해당 요건이 충족된 계약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별도의 임대차계약서 양식이나 임대차계약서 특약사항 등에 기재되어 있어야 할 사항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용선 국세상담센터 상담관
다만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직전임대차계약은 주택을 취득한 후에 임차인과 체결해야 하고 임대인의 지위가 승계됐을 때의 임대차계약은 제외된다. 상생임대차계약은 2021년 12월 20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기간 중에 체결(계약금 지급받은 사실이 증빙서류에 의해 확인)하고 임대를 개시해야 한다.
나 상담관은 "주택을 취득하는 과정이 사례마다 다르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시기나 방법 등도 다양해서해당 요건을 충족한 임대차계약서를 체결했는지 꼼꼼히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나 상담관이 기획재정부·국세청의 예규(유권해석) 중 자주 묻는 사례를 발췌해 정리한 내용이다.
[사례 1] 직전임대차계약은 주택을 취득하기 전에 체결하면 인정되지 않는다
#. A씨(매수인)는 2020년 6월 서울시 동작구에 소재한 다세대주택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이후, 그해 7월 임차인 B씨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9월에 갱신계약도 체결해 현재까지 임대 중이었으므로, A씨는 상생임대주택 특례규정을 적용받아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믿었다.
최초 임대차계약으로 임대를 개시하게 된 날은 주택을 취득한 후부터 진행됐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임대차계약 체결일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국세상담센터에 문의했다.
"주택 매매계약 체결한 후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로서 주택 취득일 이후 임대기간이 개시되더라도 임대인이 주택취득 전에 임차인과 작성한 임대차계약은 '직전임대차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1440, 2022년 11월 17일)
나 상담관은 "A씨는 주택을 취득한 후에 첫 번째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대를 개시하긴 했으나, 첫 번째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날은 주택을 취득하기 전이므로 직전임대차계약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사례였다"고 말했다.
A씨는 주택을 취득한 후에 체결한 두 번째 임대차계약이 직전임대차계약이 되므로, 새로운 세 번째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상생임대차계약으로서 '2년 이상 임대한 후에 또는 임대한 뒤 양도'하는 방법으로 계획을 수정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사례 2] 분양받는 주택도 취득한 후에 체결된 임대차계약이어야 하나
#. B씨는 2018년 8월에 청약 당첨이 되어 분양대금을 불입하다가, 2022년 9월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세입자로부터 임차보증금을 받아 아파트의 잔금을 납부했다. 주택을 취득한 후에 임차인과 체결한 임대차계약은 직전임대차계약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매매로 취득한 게 아니라는 점이 신경 쓰였다. B씨는 대출 사정 등으로 분양대금을 납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예외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 국세상담센터에 이를 물었다.
"주택법에 따른 사업 주체가 공급하는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되어 취득하는 주택에 대해, 해당 주택을 취득하기 전에 임차인과 체결한 임대차계약은 직전임대차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서면-2022-법규재산-3529, 2022년 12월 7일)
청약 당첨(분양권 전매 포함) 후에 분양대금을 납부해서 취득한 주택은 예외 규정이 없다. 일반 매매로 취득하는 주택과 동일하게 주택을 취득한 후에 체결한 임대차계약만을 직전임대차계약으로 인정하고 있다. B씨는 분양받은 주택이었지만, 2022년 9월에 체결한 임대차계약은 주택을 취득하기 전에 체결했기 때문에 직전임대차계약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나 상담관은 "B씨와 같이 직전임대차계약은 주택을 취득하기 전에 체결한 임대차계약도 인정되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이 있으나, 상생임대주택 특례규정의 직전임대차계약은 '주택을 취득한 후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야 하므로 이점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례 3] 직전임대차계약은 무조건 대금을 청산하고 나서 체결해야 하나
#. C씨는 대구시 수성구 지역주택조합의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고 아파트를 취득했다. 취득할 당시 수성구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상태였다. 그가 아파트를 팔고 양도세 비과세를 받으려면 '2년 이상 거주'를 해야한다. 이때 지인으로부터 "상생임대주택 특례규정을 충족하면 거주요건을 면제받고 1세대 1주택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를 확인하던 중, 직전임대차계약은 주택을 취득한 후에 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본인은 대금을 청산하기 전인 2021년 3월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얼마나 더 임대를 해야 거주요건을 면제받을 수 있는지를 몰라 국세상담센터에 문의했다.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이 취득한 조합주택의 사용승인서 교부 후 체결한 임대차계약은 직전임대차계약에 해당한다.""(서면-2023-부동산-0699, 2023년 3월 28일)
C씨는 대금을 청산하기 전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했기에, 직전임대차계약이 될 수 없었던 것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C씨가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으로 취득한 주택의 취득일은 사용승인서교부일이 된다. 이에 해당 임대차계약은 주택을 취득한 후에 체결한 것이므로, 직전임대차계약에 따라 임대 중인 것이다.
C씨가 해당 임대차계약으로 1년 6개월 이상 임대하고 2024년 12월 31일 이전에 임대보증금(또는 임대료)의 증가율이 5% 이내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서 2년 이상 임대하고 양도하면
거주요건을 면제받고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나 상담관은 "양도소득세율·장기보유특별공제율 등을 적용함에 있어 취득일은 먼저 판단해야 할 요소가 되는데, 상생임대주택 특례규정에 있어서도 주택을 취득한 후에 체결한 임대차계약(직전임대차계약)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취득일은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고 말했다. 주택을 매매로 취득하는 경우 대금청산일(잔금청산일)이 취득일이 된다. 그는 "대금청산일이 불분명하거나 대금청산일 전에 소유권이전등기접수했다면 소유권이전등기접수일을 취득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이 취득하는 주택은, 주택이 완성된 시기인 사용승인서교부일을 취득일로 본다. 다만, 사용승인서교부일 전에 사실상 사용하거나 임시사용승인을 받은 경우 그 사실상의 사용일 또는 임시사용승인을 받은 날 중 빠른 날을 적용한다는 게 나 상담관의 설명이다.
[사례 4] 재건축사업의 원조합원이 주택이 준공되기 전에 체결한 임대차계약은
#. D씨는 경기도 광명시 내 주택을 소유하던 중, 재건축사업으로 2022년 8월에 신축된 주택을 취득하게 됐다. 이때 입주시 대출금 상환(이주비·추가분담금)을 위해 재건축사업이 완료되기 전인 2022년 6월에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미리 체결했다. 그는 상생임대주택 특례규정을 적용받을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체결한 임대차계약은 신축된 주택을 취득한 후에 체결한 임대차계약이 아닌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에 향후 신축된 주택의 처분 계획을 세우기 어려웠다.
신규 분양받은 아파트처럼 잔금을 모두 납부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어야 하는지, 잔금을 모두 치루기 전이라도 사용승인일 이후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어야 하는지 여부를 국세상담센터에 물었다.
"재건축조합원의 원조합원이 신축주택 준공 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원조합원의 기존주택 취득시기를 기준으로 직전 임대차계약의 요건인 '주택을 취득한 후 해당주택에 대한 임대차계약 체결' 요건을 판단한다."(서면-2022-법규재산-4596, 2023년 3월 13일)
D씨는 앞서 언급했듯이, 기존에 주택을 보유하다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재건축사업으로 기존 주택이 멸실되고 신축된 주택을 취득한 경우다. 이럴 땐 기존 주택의 취득일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에 잔금(추가분단금) 지급일이나 신축된 주택의 준공 시기 등과 관계없이 주택을 취득한 후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해당된다.
나 상담관은 "D씨는 1년 6개월 이상 임대한 후에 2021년 12월 20일부터 2024년 12월 31일 기간 중 임대보증금(또는 임대료)의 증가율이 5% 이내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서 2년 이상 임대하고 양도하면 상생임대주택 특례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