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0일. 정부는 재정, 금융, 세제 등 대책이 총망라된 경제정책방향을 내놨다. 세금만 떼어내서 보면, 부득이하게 주택을 임대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 대목이 있다. 이 대책이 나온 이후부터 신규·갱신 계약을 체결했을 때 임대료를 직전 계약 대비 5% 이내 올리고, 2년 넘게 임대한 뒤 양도하는 주택에 대해 양도소득세 특례(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집주인으로서는 전월세 보증금 상한선(5% 이내)을 지키면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안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상생임대주택'으로 인정되는 요건이 까다로워 자칫 특례를 놓칠 수도 있다. '2021년 12월 이후 계약체결, 2년 이상 임대'라는 점에서, 현재까지 실제 특례를 적용받은 사례는 없다.
나용선 국세상담센터 상담관은 "본인이 소유한 주택이 상생임대주택 특례가 필요한 경우인지, 필요하다면 적용받을 수 있는 경우인지, 앞으로 임대차계약을 어떻게 맺어야 하는지 등 본인이 상황에 맞게 꼼꼼히 살펴봐야 할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나용선 국세상담센터 상담관
가장 먼저 짚어볼 부분은 상생임대주택 특례규정은 언제 필요하느냐다. 1세대가 1채 주택을 보유하고 그 집을 처분할 때 차익(매매금액 12억원까지)에 대해선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단, 취득일 현재 조정대상지역 내 있다면 2년을 거주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이렇게 거주요건이 필요한데도, 부득이하게 거주하지 못했을 때 고려되는 게 상생임대주택 특례다. 이 특례요건만 갖춘다면 주택을 취득한 곳이 조정지역이라도 거주요건이 필요 없다. 여기에 임대주택사업자의 거주 주택 비과세 특례의 2년 이상 거주요건과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적용받기 위한 2년 이상 거주요건도 면제된다(상생임대주택 요건충족시).
구체적으로 상생임대주택 특례규정의 요건은 어떻게 될까. 우선 ①주택을 취득한 후 체결한 임대차계약으로 ②직전임대차계약 대비 임대보증금 또는 임대료 증가율이 5% 이내인 임대차계약(상생임대차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③또 직전임대차계약으로 1년 6개월 이상, 상생임대차계약(2021년 12월 20일~2024년 12월 31일)으로 2년 이상 임대를 해야 한다.
다음은 나 상담관이 기획재정부·국세청의 예규(유권해석) 중 자주 묻는 사례를 발췌해 정리한 내용이다.
[사례 1] 나는 2년 이상 거주요건이 필요한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일까
#. A씨는 2021년 11월 경기도 광명시 소재 아파트 분양권을 취득해서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올해 1월부터 부산에 위치한 회사에 취직하면서, 이를 처분할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세금이었다. 분양권을 취득할 당시 기준으로 '2년 이상 거주해야 1세대 1주택 비과세(이하 1주택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는데, 그가 보유한 분양권의 입주는 5월부터 이루어지기에 거주하고 팔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A씨는 지인으로부터 실제 거주하지 않더라도 임대차계약을 잘 맺으면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단 얘기를 들었다. 그는 상생임대주택 특례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는 대상자일까.
나 상담관은 "경기도 광명시는 2023년 1월 5일부터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가 됐고 주택의 취득일인 2023년 5월에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므로, 1주택 비과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2년 이상 보유기간' 요건만 충족하면 되는 사례"라고 말했다. A씨는 2025년 12월 이후에 해당 주택을 양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기준으로 이미 보유 기간 2년을 넘긴 만큼, 상생임대주택 특례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 비과세가 가능하다.
나 상담관은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고 나서 주택의 취득일이 도래하는 경우에는 1주택 비과세를 적용받기 위해서 거주요건이 불필요하는데도 상생임대주택 특례 규정에 대해 문의하는 사례가 다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이 특례규정은 양도세의 2년 거주요건을 면제해주는 것으로, 2년 거주요건이 필요 없는 주택은 특례규정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사례 2] 조정지역이 해제됐는데…거주하지 않아도 되나
#. B씨는 대전시 대덕구에 소재한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2016년 10월 지역주택조합의 조합가입계약을 체결·계약금을 납부하고, 2020년 8월 준공되어 취득하게 된 것이다. 현재 대덕구는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다. 그는 2016년 10월에 무주택세대로 계약금을 지급했기에, 거주기간과 관계없이 1주택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알았다. 그런데 공인중개사 사무실로부터 '향후 1주택 비과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거주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는 자녀 학교 문제로 해당 아파트에서 거주할 계획이 없고 당장 팔 생각도 없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자 하는 마음에 거주기간이 필요한지 대해 국세상담센터에 문의했다.
'B씨는 지역주택조합원으로 계약을 체결하여 취득한 주택이므로, 계약금 지급일 현황이 아닌 아파트 취득일(사용승인서교부일) 현재 조정대상지역이었다면 1주택 비과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2년 이상 거주요건이 필요하다.'(서면-2021-부동산-5367, 2022년 7월 7일)
나 상담관은 "B씨는 상담일 또는 양도일 현재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더라도 취득일 현재 조정대상지역이었으므로 1주택 비과세를 위해서는 2년 이상의 거주기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B씨는 거주기간이 없는 경우 무조건 양도세 과세대상이 되는걸까. 나 상담관은 ""B씨와 같이 2년 이상 거주해야 1주택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는 주택임에도 거주할 계획이 없다면 상생임대주택 특례 규정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2년 이상 거주해야 하는 주택을 취득하고 나서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더라도 1주택 비과세 거주요건은 그대로 유지된다. 만약 본인이 소유한 주택이 거주기간 2년 이상이 필요하다면, 거주하지 못하더라도 상생임대주택 특례규정을 활용해서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어 이에 맞는 임대차계약의 계획이 필요하다.
[사례 3] 임대사업자가 양도하는 주택도 상생임대주택 특례를 적용받나
#. C씨는 서울에 소재한 주택(A주택)에 대해 임대사업자·사업자등록을 마쳤다. 그는 A주택 외에도 2채(B·C주택)를 더 보유하고 있었다. B주택은 올해 5월에 양도하고, 향후 C주택을 처분할 때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받는 것을 계획하고 있었다. A주택은 임대주택이고 C주택은 취득일 현재 조정대상지역이 아니었으므로, C주택에 대해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받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확신은 서지 않았다.
나 상담관은 "C씨가 C주택에 대해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임대주택사업자의 거주주택 비과세 특례 규정(소득세법시행령 제155조제20항)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지 임대주택이라고 해서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할 때 주택 수에서 제외되는 규정은 없다는 게 나 상담관의 설명이다.
그는 "일정 요건을 갖춘 임대주택과 거주목적 자가주택을 보유하다가 해당 거주주택을 양도시 거주주택에 대해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하는 규정이 있는 것이며, 거주주택의 거주요건은 취득일이나 조정대상지역과 관계없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C씨는 1세대 1주택으로 양도하는 경우가 아닌 임대주택사업자로서 양도하는 거주목적 자가주택이어야 하기에, C주택 취득일 현재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더라도 2년 이상 거주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C주택이 상생임대주택 특례규정을 충족하면 거주기간에 관계없이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받는다.(서면-2022-부동산-4350, 2023년 2월 16일)
현재 임대사업자등록 등 관련 요건을 갖추어 임대 중인 주택은 무조건 주택 수에서 제외되면서, 양도세를 고려하는 사업자들이 많다고 한다. 임대주택사업자의 거주주택 비과세 특례 규정은 2011년 10월 14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되며, 조정대상지역 여부 등과 관계없이 거주요건 2년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나 상담관은 다만 "이러한 규정을 적용받기 위해 거주주택에서 실제 거주하지 못한 경우라도 상생임대주택 특례 규정을 충족하면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받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