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매출 125억원에서 2018년 1410억원, 11배 늘어
치밀한 계획에 따라 아들 회사에 ‘몰아주기’ 의혹
◆…사진=시디즈 웹사이트 캡처
시디즈가 구(舊) 모기업 퍼시스홀딩스로부터 의자 제조사업부를 인수하고 특수관계기업인 퍼시스, 일룸에 제품을 판매하며 매출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시디즈 지분이 손동창 회장이 지배하는 퍼시스홀딩스에서 2세가 지배하는 일룸으로 넘어가고, 또 퍼시스홀딩스의 의자 제조업 부문을 시디즈가 인수하면서 노골적으로 시디즈 키우기에 나섰다. 퍼시스그룹의 이같은 일련의 과정은 2세 경영에 들어간 일룸에 몰아주기 위해 시디즈를 키우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어나고 있다.
퍼시스홀딩스, 일룸, 시디즈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퍼시스그룹은 상호를 교환·변경하는 과정에 손동창 회장과 2세 손태희 등 간의 기업 분할이 이루어졌다. 2017년 4월 퍼시스홀딩스는 팀스의 지분을 일룸에 매도했다. 이은 2018년 3월에는 팀스의 상호를 시디즈로 변경하고, 동시에 시디즈는 퍼시스홀딩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지분 양도와 상호 변경 과정에서 시디즈(구, 팀스)를 퍼시스홀딩스의 종속회사에서 일룸의 종속회사로 변경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가 이루어지기 전, 시디즈(구, 팀스)는 특수관계기업 일룸에 대한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소규모 기업이었다. 2016년 시디즈 매출 99억원 중 일룸에 대한 매출이 97억원이었다. 이은 2017년에도 매출 125억원 중 일룸에 대한 매출이 124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일룸에 대한 매출에 의존하던 시디즈를 2017년 4월 일룸이 손동창 회장의 퍼시스홀딩스로부터 시디즈 지분 40.58%를 149억원에 인수하며 놀라울 정도의 급성장세를 보였다.
2018년 3월, 팀스는 시디즈로 상호를 변경하고 동시에 시디즈는 퍼시스홀딩스로 변경했다. 이은 4월에는 퍼시스홀딩스(구, 시디즈)의 의자 제조업 및 유통 부문을 시디즈(구, 팀스)에게 325억원에 양도했다.
이에 따라 시디즈는 양수대금을 3년에 걸쳐 퍼시스홀딩스에 분납했다. 연납 조건으로 인수하고, 의자 제조업 매출수익으로 3년에 걸쳐 인수대금을 지급한 것이다. 부자(父子)지간 기업이라 가능한 것이었다.
대규모 자금이 오가는 M&A시장에서 친족 등 믿는 사이가 아니라면 장기간 분납(외상)하는 조건으로 기업 또는 사업부를 사고·팔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2018년부터 시디즈의 매출이 대폭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7년 125억원 이었던 매출이 2018년 1410억원으로 11배 가량 늘었으며, 2021년에는 2519억원에 이르고 있다. 2022년에는 전반적인 건설경기 침체로 실적이 다소 감소해 2417억원을 달성했다.
시디즈의 매출 증가의 또 다른 배경에는 특수관계기업에 대한 매출이 있었다. 매출의 40% 가량이 특수관계기업인 퍼시스와 일룸에서 일어났다. 2018년부터 기타 특수관계기업 퍼시스에 대한 매출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시디즈의 매출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8년 시디즈는 퍼시스에 대해 484억, 일룸에 194억 등 특수관계기업 매출이 695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시디즈의 전체 매출도 1410억원으로 전년 125억원 대비 11배 이상 늘어나게 되었다. 퍼시스그룹 차원에서 치밀한 계획에 따라 이들 회사에 '몰아주기' 했다는 의혹이 일어나는 부분이다.
기업 전문가들은 "특수관계기업 간 기업을 분할한 후 'M&A와 사업부 인수'로 영업실적을 늘리며 기업 키우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진단했다.
조세일보가 빈번한 상호 변경은 퍼시스그룹의 지분 변경 및 경영권 확대 과정에 대한 제3자 추적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퍼시스그룹은 "상호의 변경은 회사의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