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종목 하한가' 일파만파...금융당국 어떤 대책 내놓을까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시총 5000억원 증발

당국, 5개 종목에 거래정지...무관용원칙 강조

이복현 "오래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

檢, 주식카페 운영자에 압수수색·출국금지

제2의 SG사태로 불리는 '5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금융당국과 검찰이 이번주 발표하기로 한 관련 조사 상황과 대응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4일 코스피 상장사인 동일산업, 대한방직, 만호제강, 방림과 코스닥 상장사 동일금속 등 5개 종목이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에만 시가총액 5047억원이 증발했다.

동일산업은 전날 22만원에서 15만4000원, 만호제강은 6만5400원→4만5800원, 대한방직은 5만4400원→3만8100원, 동일금속은 3만1000원→2만1700원, 방림은 7290원→5110원으로 폭락한 것이다.

이들 종목은 2020년 이후 주가가 꾸준히 올랐고 주식 유통비율이 적은 '품절주'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사건의 배후로는 온라인 주식투자 카페 바른투자연구소가 지목된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하한가를 기록했던 동일산업, 대한방직 등 '품절주'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가 착수했다"며 "불공정거래 관련 이슈가 다른 종목으로 전파될 우려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증시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태가 발생한 당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긴급회의를 열고 5개 종목에 대한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3개 종목(동일금속, 방림, 만호제강)에 대해서는 투자주의 종목(소수계좌거래집중)으로 지정했다.

5개 상장사는 이튿날인 15일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불공정거래와 관련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공시했다.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종목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혐의가 적발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SG사태 이후 비슷한 불공정거래를 조사하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달 초 인지하고 조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도 SG사태 이후 이상거래 적발 기준을 장기간으로 늘려 조사하면서 해당 종목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전날 폭락한 해당 종목과 사안은 (금감원에서) 오래 전부터 챙겨왔던 건"이라며 "주가 상승·하락과 관련한 특이 동향 또는 원인, 관련자에 대해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SG 사태에는 장기간 하한가로 인해 피해자가 많이 발생했지만, 어제 건은 미리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속하게 거래정지를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건과 관련해 금융위, 금감원뿐만 아니라 검찰, 거래소와 함께 수사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국민께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2020년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폐지된 것이 대응 역량 악화에 큰 축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부당이득 산정, 과징금 제재를 포함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 입법부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해주시면 열심히 집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서울남부지검은 15~16일 이틀에 걸쳐 바른투자연구소 카페 운영자 강모(52)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검찰은 강씨가 시세조종으로 얻은 부당이득 규모는 104억원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