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과세에 공모주 우선배정까지...증권사, 하이일드펀드 판매

비우량채권 집중투자 펀드에 절세 혜택

코스닥 공모주 우선배정 5%→10%

"고수익 채권투자 유인 제공...기업에 자금조달 활력 제고"

증권사들이 하이일드(투기등급채권) 펀드를 앞다퉈 판매하고 있다. 최근 세법 개정으로 하이일드펀드 수익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이 부활했기 때문이다.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까지 연장돼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26일 다올공모주하이일드, 다올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플러스, 흥국공모주하이일드, 마이다스하이일드공모주알파, 웰컴 공모주 하이일드 등 펀드 6종을 내놓았다.

대신증권도 같은날 대신하이일드공모주 펀드 판매를 개시했다. 펀드 자산의 10~15%는 AA-등급 이상 우량채권에, 45~50%는 BBB+ 등급 이하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한다. 나머지 40%는 공모주 우선배정을 통한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신한투자증권은 22일부터 다올공모주하이일드,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 펀드를 팔고 있다. 이상민 펀드상품부장은 "향후 투자수요와 기업공개(IPO) 시장 상황을 반영해 분리과세 하이일드 신상품을 지속 발굴해 상품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다올공모주하이일드만기형펀드를 선보였다. 폐쇄형 구조를 통해 하이일드채권을 최대 80%까지 편입해 기존 펀드 대비 높은 이자수익을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 중인 하이일드펀드는 총 9종이다.

증권사들이 하이일드펀드를 잇따라 내놓는 이유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지난 12일 시행됐기 때문이다. 이 법은 국내채권 60% 이상, 신용등급 BBB+ 등급 이하 회사채 45% 이상 담은 펀드에 세제혜택을 부여한다. 과거 2014년 분리과세 혜택이 도입됐다가 2017년 종료된 바 있다.

기존에는 연간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면 원천세 15.4%, 2000만원 초과시 최고 49.5%로 종합과세했다. 세법 개정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펀드가입액 3000만원까지 발생하는 이자소득 및 배당소득에 대해 3년간 15.4% 분리과세된다.

예를 들어 3000만원 투자시 연 5% 수익을 냈다면 3년간 450만원의 이자소득이 발생하는데 원천세율이 적용돼 최대 153만원을 절세할 수 있다.

공모주 우선배정도 주요 혜택이다. 코스피·코스닥시장 공모주 물량의 5%를 하이일드펀드에 배정해 펀드 수익률을 높일 수 있게 했다. 내년부터는 코스닥 공모주 우선배정이 10%로 상향 조정된다.

세제혜택은 내년말까지 가입한 경우 누릴 수 있다. 가입 1년 이내에 해지시 분리과세에 따른 세금 절감액이 추징된다.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은 2025년까지다.

금융당국은 제도 개편으로 중·저신용등급 회사채의 수요기반을 확보해 기업과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위험감수 능력이 있는 투자자들에게 고수익 채권투자의 유인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무보증회사채 발행물량 33.2조원의 70% 가량을 우량채였다. 우량채(AA-등급 이상) 미매각률은 0.6%에 불과한 반면, A등급은 15.8%, BBB+등급 이하는 37.9%에 달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하이일드펀드로 유입될 자금은 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하이일드펀드의 편입대상에 건설사 회사채도 포함되는 만큼 자산운용사의 옥석가리기 능력이 요구된다"며 "우량기업임에도 수요기반이 약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던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