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수출하려면 정부 라이선스 취득 의무화
중국 "국제 무역 및 글로벌 공급망 안정 훼손" 반발
◆…자료사진=로이터통신
네덜란드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자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특정 국가에 반도체 생산 설비를 수출하려면 정부의 라이선스 취득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9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리셔 스레이네마허르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장관은 "국가 안보 이익을 지키는 차원에서 군사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반도체 장비들의 수출 규제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조치를 취한 배경에 대해선 "우리에게 대항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회사나 단체의 손에 우리 기술이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스레이네마허르 장관은 신규 규제의 대상 장비와 국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로 인해 노광장비 기업인 ASML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DPA통신은 전했다. ASML은 최첨단 공정에 쓰이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EUV 장비는 대량 생산이 어려워 반도체 기업들 간의 장비 확보 경쟁이 치열해 왔다.
네덜란드 정부는 2019년부터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으며, 지난 3월에는 그동안 수출을 허용해왔던 DUV(EUV 장비의 이전 모델) 노광장비에 대한 수출 규제를 예고한 바 있다.
이같은 네덜란드의 조치에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게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강요하고 시장 규칙, 국제 무역 및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훼손하고 있다"며 "우리의 정당한 권익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앞으로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비난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반도체 생산 기업에 대한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고 네덜란드를 비롯한 동맹국에도 대중국 수출 통제에 동참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에 맞서 중국은 네덜란드가 수출 통제에 동참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설득했지만 결국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로이터는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로 중국 반도체 자급률은 더 나빠질 것이며 수출길 역시 막힐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