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2022년 예비군 불참자 374건 형사 고발
훈련 참가자에 불이익 준 기업·학교 고발 사례 없어
◆…광주 북구 육군 제31보병사단 예비군 훈련장에서 입소자들이 지역예비군훈련에 참여하고 있다.2023.3.6 사진=연합뉴스
#. 2022년 11월 서강대의 한 교수가 예비군 훈련으로 시험을 치르지 못한 학생들에게 0점을 부여해 거센 비판이 일었다.
#.지난 6월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교육센터의 한 교수가 예비군 훈련에 참석한 학생을 결석 처리해 장학금을 받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군 당국이 예비군 훈련이나 동원훈련에 빠진 사람들에 대해서는 형사고발하고 있지만 위 사례처럼 예비군 훈련 참가로 사회적 불이익을 받았을 때의 대처방안이나 법적 보호 조치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군 당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가 올해 들어 지난달 초까지 일반 예비군 훈련 불참자를 고발한 건수는 968건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9214건 △2020년 117건 △2021년 38건 △2022년 374건으로 집계됐다.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훈련 자체가 축소되면서 고발 건수도 급감했다.
병무청이 최근 5년간 동원훈련 불참자를 고발한 건수는 지난해 2342명에 이어 올해 5월까지 576명이었다. 2019년 3250건에 달했던 고발 건수는 2020년부터 2년간은 코로나19로 야외 동원훈련이 실시되지 않아 고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과태료만 내면 되는 행정처분과 달리 형사고발의 경우 벌금형이 부과되고 전과기록이 남아 전과자가 된다. 이처럼 예비군 불참에 엄정한 잣대를 들이댄 것과 달리 예비군에 참석하느라 사회에서 받는 불이익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국방부가 지난 2월 예비군 훈련이 학업과 관련해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교육부와 전국 대학에 발송하긴 했지만 행정적 처리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훈 의원실이 국방부에 '최근 5년 예비군훈련 참가 시 불이익을 주는 기업, 학교를 고발한 사례가 있느냐'고 질의하자 국방부는 '없다'고 답했다.
현행 병역법과 예비군법은 예비군 훈련으로 훈련을 받는 학생에 대해서 결석 처리하거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고,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예비군에 다녀왔다가 학교나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았을 때 이를 신고할 수 있는 일원화된 창구가 없어 군 당국에서도 파악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현황 파악이 제대로 안 돼 현행 형사제재 규정이 사실상 사문화됐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