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원료 수출 제한에 韓·日 긴장…"中 점유율만 떨어질 수도"

WSJ “中 제한 조치, 반도체 관련 기술 제한한 韓·美·日 겨냥”

블룸버그 “희토류처럼 시장 점유율만 낮아질 것”

“중국 외 지역에 대한 공급망 다각화 추진 가속할 것”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에 맞서 중국이 반도체 원료 금속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한국과 일본에 경각심을 주고 있다는 미 언론 보도가 나왔다. 반면 이 같은 제한 조치가 오히려 중국의 시장 점유율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3일(현지시간) 국가 안보를 위해 8월 1일부터 갈륨, 게르마늄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두 금속의 수출업체는 해당 제품의 해외 배송을 위해서는 상무부의 허가를 신청해야 하며 해외 구매자에 대한 세부 사항을 보고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산업 전문가들을 인용, 중국의 이 같은 제한 조치가 반도체 및 기타 제품의 글로벌 생산량에 즉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지만 일부 한국, 일본 등 타격을 입을 국가들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중국 제한 조치 발표 이후 긴급회의를 통해 중국의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제한의 잠재적 결과를 평가하고 반도체 같은 주요 산업에 중요한 원료의 수입을 다각화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 또한 규제의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내달 1일부터 적용되는 제한 조치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전 세계 공급망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노력해 왔으며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수출통제를 시행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분석가들은 두 원료와 관련 화합물의 수출을 제한하는 중국의 조치가 첨단 반도체 및 관련 기술의 수출을 제한한 한국, 미국, 일본과 같은 국가를 겨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여러 원소를 결합하여 전송 속도와 효율을 향상하는 수많은 화합물 반도체를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갈륨 및 게르마늄 생산량의 약 80% 이상을 통제하고 있으며 미국은 갈륨과 게르마늄 수요의 5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중국의 조치가 오히려 중국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낮추는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원료를 수입했던 국가들이 수입 다각화를 추구하며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중국이 희토류와 관련해서 비슷한 조치를 취했지만 다른 국가들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면서 중국의 시장 점유율만 낮아졌다고 전했다.

싱크탱크 유라시아 그룹의 내나 애시톤 연구원은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시행되면 외국 기업이 생산을 중국 밖 지역으로 이전해 공급망 다각화 추세를 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광물 및 금속의 국제적 생산업체인 니르스타(Nyrstar)는 이번 기회에 중국 이외 지역 신규 생산 가능성을 보기 위해 호주, 유럽 및 미국의 게르마늄 및 갈륨 프로젝트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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