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수능 문제부터 정책 조준점 어디?"
김재원 “실업급여 대폭하향·폐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
◆…지난 12일 국민의힘 노동개혁특위가 주최한 실업급여 제도개선 민당정 공청회에서 국민의힘과 정부는 실업급여(구직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부정수급에 대한 특별점검을 늘리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신청 창구에 붙은 부정수급 방지 안내문. [사진 =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실업급여를 두고 이른바 '시럽급여'라고 주장하며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 "정책 조준점을 어디로 삼는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주장한 '시럽급여' 발언을 언급하며 "실업급여를 받아 소고기를 먹든, 명품을 사든 그건 개인의 자유"라며 "해외여행과 명품 구매를 지적해 봐야 돌아올 건 부메랑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5년도 국정감사 시정 및 처리결과 평가보고서' 내용을 제시하며 "실업급여 문제에 대해 더 눈길이 가는 통계가 있다. 실업급여 부정수급자 절반 가까이가 50대 이상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소고기 먹고 해외여행 가는 건 범죄가 아니지만 실업급여 부정수급은 범죄"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9월 1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실업급여의 연령별 부정수급자 비율에서 50대 이상 부정수급자 비율은 47.4%로 집계됐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실업급여를 통해) 해외여행 가고 명품 사는 것을 지적하기 전에 실업급여 부정수급을 근절하는 것에 더 매진하는 게 나을 것"이라며 "(여당이) 수능 문제부터 시작해서 도대체 정책 조준점을 어디로 삼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여당이 밝힌 실업급여 방안에 대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김 최고위원은 14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박대출 정책위의장의 "시럽급여" 발언으로 촉발된 실업급여 논란에 대해 "실업급여를 대폭 낮춘다거나 하는 것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워보인다"라며 "(실업급여 제도에 대해) 보완점은 있겠지만 이것을 뜯어고치는 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실업급여 기금이 바닥날 지경이 된 만큼 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는 있어보인다"라며 "실업으로 인한 보조금 지원을 받아야 할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없앤다든가 하한선 대폭 낮추기 등은 사회적인 반발을 일으킬 것"이라고 관측했다.
경제 전문가의 지적도 이어졌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당정이 언급한) 실업급여 하한선 개정안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삶에 직결되는 이야기가 된다"라며 "만약 실업급여 하한선을 낮추거나 폐지하게 된다면 (노동자들로 하여금) '입에 풀칠하고 있으라'라는 말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정이 "시럽급여"라며 실업급여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복잡한 실업급여 제도를 두고 편파적이고 극단적인 사례들만 언급하면서, 자극적인 언어가 사용되는 논의는 건전하지 않아 보인다"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