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국힘, 호남 힘들어’… 천하람·이정현 “호남 포기 안돼”

국민의힘 소속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서울 지역 당협지원장에 지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용호 의원을 겨냥해 '원내 입성 의지가 강하다면 차라리 비례대표를 달라고 하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누리당 소속으로 호남 지역구 국회의원에 두 차례 당선됐던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는 "국민의힘이 호남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6일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이 차기 총선에 수도권 출마를 시사한 상황에 대해 "최악이다. 원내 입성 생각이 강하다면 차라리 비례대표를 달라고 하라"고 지적했다.

이용호 의원은 지난 5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이 윤석열 정부에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본다. 결국 수도권·대전에서 누가 이기느냐가 승부처일 것"이라며 "힘든 상황에서 호남에 도전하는 것보다 수도권에서 총선 승리에 기여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천하람 위원장은 이어 "현재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호남에 중량감 있는 인재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한 상황"이라며 "호남에서 여당 자산 역할을 해줘야 할 인사가 지역구를 아예 버리고 수도권으로 이전했다가 낙선이라도 하면 어찌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물론 현실 정치에서 원내 입성 의지가 강하다면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는 있다"라며 "다만 여당은 호남 당세를 늘리고자 지난 대선 시기에 야당에서 활동한 인사를 데려왔는데, 그런 인재가 이렇게 행동해버리는 것은 답답할 따름"이라고 심경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용호 의원이 호남 지역구 여당 의원이라는 본인 정체성을 쉽게 내려놓는 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행동으로 보인다"라며 "수도권에서 낙선하는 순간 호남에서 다시 무엇을 계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행자가 '이용호 의원이 예전에 호남에서 국민의힘이 '폭망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에서 지원을 안 해줘서 떠난 거라고 봐야 할까'라고 묻자, 천 위원장은 "이 의원과 여당 둘 다에게 이유가 있다고 본다. 다만 이 의원이 호남 지역구 국민의힘 의원이라는 정체성을 쉽게 내려놓은 듯하다고 판단한다"고 답변했다.

천 위원장은 그러면서 "여당이 김종인 체제와 이준석 체제를 거치면서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여당 지지율 20%를 넘긴 지역들도 다수 있었다"라며 "그런데 좋은 인물론이 이어지지 않고 있고, 이용호 의원까지 이탈 의사를 밝히면서, 호남에서 여당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입당해 호남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이후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고, 2021년 12월 국민의힘 입당과 동시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한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제19대·제20대 호남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던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는 "보수 정당이 지금껏 호남에서 인물 공천을 해오지 않았다. 나는 이것을 '호남 포기'라고 표현한다"라며 "국민의힘도 '호남의 문은 무조건 안 열린다'라며 잘못된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여당은 스스로 호남을 포기해선 안 된다"라며 "국민의힘이 달라진다면 호남에서의 정치가 달라지고, 대한민국 정치가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