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5가지 이유' 제시하면서
"국회 계류 재정준칙 법안 시행돼야"
◆…(코스타리카를 제외한 37개국, 일반정부부채 기준. 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은 우선 '①재정건전성 경고등'을 꼽았다. 전경련이 IMF 통계를 활용해서 OECD 국가의 코로나 시기인 2020년 대비 2028년의 국가부채비율(GDP 대비) 증감 폭을 산출한 결과, OECD 국가의 국가부채비율은 평균 8.8%포인트 하락(2020년 78.8%→2028년 70.0%)했다. 반면, 한국의 국가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9.5%포인트 상승(8.7%→58.2%)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가별로 살펴봐도 한국의 국가부채비율 상승 폭은 OECD 37개 국가(통계 미제공 코스타리카 제외) 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출산, 성장 잠재력 둔화로 '②미래 재정여력이 위축' 될 수 있단 우려다. 전경련은 "우리나라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저출산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이로 인한 잠재성장률 위축으로, 미래 재정여력의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8년에 이미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잠재성장률도 향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2047년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인구감소와 성장둔화는 곧 세수 감소로 이어지게 되며, 이에 따라 정부의 가용재원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특히 전경련은 ③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인한 재정지출 수요 급증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은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복지지출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의 GDP 대비 사회복지 재정지출 규모는 2020년 14.4%에서 2060년 27.6%로 약 2배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재정지출 중 복지지출 등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점점 증가할 전망이다. 전경련은 "의무지출 비중 증가는 정부의 재정 통제력 약화를 의미한다며, 재정준칙 법제화를 통해 재정지출 관리 역량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④비금융공기업 부채와 연금충당부채와 같은 '잠재적' 국가부채도 미래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 GDP 대비 비금융공기업 부채(2021년 기준 21.2%)와 연금충당부채(2022년 기준 54.6%) 규모가 모두 해당 통계를 산출하는 해외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⑤국제 기준(글로벌 스탠다드)을 역행하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IMF에 따르면 2021년 기준 OECD 38개국 중 35개국이 재정준칙을 도입·시행하고 있으며, 그 중 29개국은 재정준칙이 법제화되어 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은 재정 관련 법률에 재정준칙을 명시하고 있으며, 스위스·덴마크 등 일부 국가들은 재정준칙을 헌법에 규정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재정준칙이 아직 도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우리나라는 국가부채 증가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빠를 뿐만 아니라, 저출산·고령화 등 재정 리스크 요인도 상당하다"며 "재정준칙의 조속한 법제화와 함께 적극적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미래 건전재정 확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