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들 환영 동영상 공개…"수치스럽지 않을 것 확신해야 복귀"
◆…반란 중단 뒤 러시아 시민 환호 받으며 떠나는 프리고진. 2023.06.24. <사진 로이터>
19일(현지시간) CNN,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프리고진의 공식 텔레그램 중 하나에는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도착한 자신의 병사들을 환영하는 모습의 동영상이 공개됐다. 그는 "벨라루스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명예롭게 싸웠다. 우리는 러시아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치하했다.
프리고진은 "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우리가 관여할 필요가 없는 치욕"이라며 "아마도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수치스럽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어떤 시점에 특별군사작전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완전히 증명할 수 있는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이곳 벨라루스에 한동안 주둔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우리는 벨라루스 군대를 세계 두 번째의 군대로 만들 것이고, 필요하다면 그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세계 첫 번째의 군대가 자신의 모국인 러시아를 언급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프리고진은 또 벨라루스인들이 자신들을 영웅뿐만 아니라 형제로 환영했다는 사실에 주목해 달라면서 벨라루스에 주둔하는 것이 일시적일 수 있어 '아프리카로의 새로운 여행'을 위한 힘을 모으라고 주문했다. 아프리카는 자신들이 10년 넘게 주둔하며 각국 정부를 지원하고 대가로 여러 이권을 챙겨온 주무대다.
프리고진에 이어 그의 최측근으로서 바그너 그룹을 공동 설립한 드미트리 우트킨은 "이것은 끝이 아니다. 이는 곧 시작될 세계 최대 작업의 시작일 뿐"이라고 한 뒤 영어로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이번 전쟁에서 바그너 그룹을 이끌고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등 전과를 올렸으나, 그 과정에서 군부가 자신을 견제하려고 탄약을 주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등 군 지휘부와 심각한 갈등을 빚은 끝에 지난달 23~24일 무장반란을 일으켰다.
CNN은 이번 영상이 수도 민스크에서 남동쪽으로 80km 떨어진 소도시 아시포비치의 한 군사기지에서 촬영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 비디오는 편집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7월 18일 저녁 무렵에 촬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CNN은 이번 영상에 등장한 인물은 음성과 외모의 윤곽을 토대로 프리고진으로 추정됐으나, 촬영 시점이 야간이고 화질이 좋지 않은 탓에 영상의 진위를 즉각 파악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영상 속 인물이 프리고진으로 확인된다면 프리고진과 그의 용병들이 지난달 러시아에서 무장반란을 일으킨 후 공개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한편 프리고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처벌하지 않는 조건으로 벨라루스 망명을 용인한 뒤 벨라루스와 러시아를 오가고 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최근 바그너 그룹 병사들이 아시포비치 주변에 세워진 캠프에서 벨라루스 군인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고, 프리고진이 해당 캠프에 머무는 모습도 사진으로 공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