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IMO 서한에 "임시 권장 해상 경로 설정하기로 했다"
러 "선박 기국은 우크라 분쟁 당사자로 간주할 것" 경고
우크라 "러 공격으로 곡물 6만톤 잃어"
IMF "세계 식량 불안 커져…저소득국 인플레 가중 위험"
◆…지난달 흑해곡물협정에 따라 흑해항구에서 대기 중인 선박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에 "임시로 권장 해상 경로를 설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한에서 우크라이나는 운송로가 흑해 인접 국가인 루마니아의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가 협정을 중단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식량 공급 약속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러시아 국방부는 "(흑해 항구에서)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군용 화물 수송용으로 간주할 것"이며 "선박의 기국은 우크라이나 분쟁의 당사자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방부는 또한 흑해 공해의 남동부와 북서부 지역 항해에 대한 안전 보장을 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영향을 받을 세부 지역에 대한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는 전날 18일에도 흑해항구에서 곡물을 수출하려는 시도에는 위험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는 전장에서 가까운 지역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적절한 보장 없이는 위험이 따를 것"이라며 "따라서 러시아 없이 무언가(곡물 수출)가 공식화된다면 이러한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미콜라 솔스키 우크라이나 농업부 장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야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가 곡물 약 6만 톤(t)을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남부 초르노모르스크항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으로 곡물 수출을 위한 인프라 시설이 파괴됐으며 이를 복귀하는 데는 최소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가능하게 했던 흑해곡물협정에서 러시아가 이탈하면서 세계 식량안보 위협이 커지고 있다.
이날 IMF는 우크라이나의 곡물에 크게 의존하는 북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의 식량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며 세계 식량 불안이 커졌다고 밝혔다.
IMF 대변인은 "이번 협정 중단은 특히 북아프리카, 중동 및 남아시아와 같이 우크라이나의 선적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에 대한 식량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식량 안보를 악화시키고 특히 저소득 국가의 식량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흑해곡물협정이 우크라이나에서 전 세계로의 식량, 곡물 및 비료 수출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협정 체결로 우크라이나는 흑해 항구를 통해 약 33만 톤(t)의 곡물을 수출했고 이는 세계 식량 안보를 안정시켰다고 강조했다.
흑해는 우크라이나 곡물 대부분이 운송되는 핵심 해상 수출로다. 해마다 4,500만 톤의 곡물을 공급하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로가 차단된다는 것은 국제 곡물 시장에 큰 위협이다. 앞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흑해곡물협정이 세계 식량안보에서 "필수 불가결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이 막혀 전 세계 곡물 가격이 폭등하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해 7월 체결된 협정이다.
당초 120일 기한이었던 협정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60일씩 연장됐으며 지난 5월 만기를 하루 앞두고 2개월 연장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피브데니 항을 통과하는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송출 재개와 로스셀호스방크(러시아 농업은행)의 SWIFT 복귀 등을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협정 만료일인 지난 17일 이를 중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