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 정부의 안전 불감증…대한민국 오염시킨 것은 아닌지"
정의 "엎친 인재에 덮친 인재 만든 것은 군 당국의 안전 불감증"
국힘 "매뉴얼 지키지 않았다면 철저한 진상규명 필요…없다면 더 문제"
◆…20일 오전 0시 47분께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수색 중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해병 장병을 태운 헬기가 전우들의 경례를 받으며 이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야당이 모두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최소한의 안전 장비도 없이 수색작업을 하다 목숨을 잃은 고(故) 채수근 해병대 일병 사건을 두고 군 당국의 '안전 불감증'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다윗 상근부대변인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지금, 윤석열 정부의 안전 불감증이 대한민국을 오염시킨 것은 아닌지 묻는다"고 지적했다.
선 부대변인은 "대민지원이라는 명목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젊은 청춘들을 구명조끼도 없이 거센 물살에 내몬 군 당국은 '살인'이라는 해병대원 부친의 절규에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 당국이 군인을 최소한 도구가 아닌 사람으로 대하였다면 안전 장비도 없이 물살에 투입하는 비정상적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군인들에게 기본적인 안전 장비도 지급하지 않고 수색작업에 내몬 이유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정의당 김가영 부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가적 재난 사고에 구조 작업을 하는 이들조차 최소한의 안전지대 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엎친 인재에 덮친 인재를 만든 것은 군 당국의 안전 불감증"이라고 꼬집었다.
김 부대변인은 "군 당국은 '현장 지휘관이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판단을 한다'는 임기응변으로 꼬리 자르기를 해선 안 된다"며 "재난 뒷수습을 하는 데에도 재난이 닥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상시적이고 근본적인 안전조치가 군 전체에 체득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자세로 시스템 정비에 만전을 기울이기 바란다"며 "책임 떠넘기기, 막말로 얼룩진 이번 폭우 대응에 '기본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무엇보다 불어난 강물 속에서 수색작업에 나섰는데, 어떻게 구명조끼조차 지급되지 않았는지 국민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매뉴얼이 있는데 지키지 않았다면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한 부분이고, 만약 없다면 없는 대로 더 문제"라며 "'수중 수색이 아닌 하천변 수색이기 때문에 구명조끼는 착용하지 않았다'는 말은 궁색한 변명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9일 해병대 제1사단 소속의 고(故) 채수근 일병은 경북 예천 내성천 일대에서 호우피해에 따른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렸다. 이후 채 일병은 실종 14시간 만인 오후 11시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최용선 해병대사령부 공보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병대원에게 구명조끼를 입지 않도록 판단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당시 상황을 고려한다면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현장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규정·지침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