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 소장 "희림건축, 서울시 가이드라인 어기고 용적률 상향시켜"
"업체가 잘못하긴 했지만, 서울시도 고발하는 등 강경 대응"
"사업 상징성 크다 보니 초반에 단속하고 가자는 입장으로 보여"
"주변 집값 들썩이기 시작하면, 서울시도 사업 속도 조절할 것"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사진=연합뉴스)
'오세훈표'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이 압구정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이례적인 강경 대응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 지고 있다. 압구정이 잘못되면 신통기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서울시가 특별 단속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 경제연구소장은 지난 19일 SBS시사교양라디오 '서울시 재건축 촉진 정책 '신속 통합 기획'으로 재건축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는데...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신통기획은 정비계획 수립단계에서 서울시가 공공성과 사업성이 균형을 이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공공지원계획'을 말한다.
김 소장은 이날 압구정 3구역의 재건축조합이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을 어긴 것을 두고, 건축 심의 단계에서 반려하면 될 일을 서울시가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압구정 3구역 재건축조합이 선정한 희림건축 때문에 서울시와 조합 사이에 갈등이 발생한 상황"이라며, "회림건축은 서울시 조례에 따른 용적률 최대 한도인 300%를 초과한 360%로 설계안을 제시하면서 서울시에 고발 당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사기 미수, 업무 방해 등으로 고발했는데, 문제는 조합이 희림건축을 설계사로 선정했다는 것이다. 물론 총회에서 회림 건축이 300%로 용적률을 낮추긴 했지만 이미 감정의 골은 깊어진 상황이다.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지난 17일 업체 선정에 무효를 선언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회사도 오버를 했지만, 시에서도 고발까지 하면서 통상적이지 않은 대응을 했다. 업체는 건축 심의나 사업시행 계획 인가 등을 받아야 한다. 더 나아가 서울시가 건축 심의 단계에서도 반려해버릴 수도 있는데 형사 고발에 공식적으로 무효 선언까지 한 마당이니 이례적이긴 하다"라고 부연했다.
이에 김 소장은 "아무래도 압구정의 상징성이 크다 보니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신통기획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서울시 입장에서는 단속을 하고 가자는 입장인 것 같다"라고 추측했다. 또, "압구정 재건축 단지 안으로 보행로를 만들겠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인데, 조합원이 극렬하게 저지하고 있다. 신통기획으로 혜택 보는 대신 공공성 기여를 하라는 것인데 무산되면 압구정은 힘들다고 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소장은 서울시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며 빨리 추진하지 않으면, 사업 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년 전이었으면, 오세훈 시장이 사업을 발표하는 순간 주변 집값이 폭등했을거라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지금은 금리도 많이 올라 있고, 부동산 시장이 작년에 떨어졌다가 회복하고 있지만 탄력성도 높지 않은 상태다. 이에 속도를 내자고 해서 드라이브를 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혹시 주변 집값을 자극해 지금보다 크게 상승하면 주춤할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은 아니라서 서울시 입장에서는 빨리 추진하기 위해 마음이 급할 것이다"라며, "당장은 위험 수위가 아닌 것 같지만 주변 일반 아파트 가격까지 영향을 준다고 하면 아마 서울시도 속도 조절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