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장모 법정구속에… “사법부 괜찮을까 생각 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재판 중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것에 대해 정치평론가들이 한목소리로 '사법부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23일 KBS라디오 '정관용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장모 최씨의 법정구속 결과에 대해 "과연 법정구속까지 할까 생각을 했는데 놀랐다"라며 "판사가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 '반성이 안 보이고' '도주우려가 있다'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사문서위조, 위조 사문서행사, 부동산명의등기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최씨는 지난 21일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로부터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장 소장은 "판사가 보기에 (최씨는) 국민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라며 "판결 내용과 현 대통령 장모의 법정구속 지시를 보고 판사가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판사가 판결문에 현직 대통령 장모를 두고 '도주 우려' '재범 우려' 등을 언급했다'고 짚자, 장 소장은 "(최씨가) '난 잘못하지 않았다'는 태도로 재판에 임했을 것으로 본다"라며 "자신에 대한 여러 의혹을 모두 부인하면서 반성 기미가 안 보였던 게 법정구속 사유 중 하나가 되지 않았겠는가"라고 분석했다.

장 소장은 이어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전국 17개 시도에 약 19만평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라며 "그 토지들 관련 개발·허가권에 대해 다른 불법적인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재판부가 그러한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준일 뉴스톱 수석에디터도 이날 인터뷰에서 최은순씨의 법정 구속에 대해 '사법부가 안전할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에디터는 "최은순씨의 법정구속이 주목받는 이유는 (윤 대통령의) 장모를 구속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법부가 과연 안전할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라며 "어쨌든 사법부가 상당한 용기를 보여줬고 이번 사안이 파장이 클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사안 관련 눈에 띄는 것은 (검찰의) 구속·기소 의견에 있다. <노컷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최씨가 재판 과정에서 4건의 위증을 했다는 사실을 지적했지만 검찰이 이를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며 "잔고 위조증명과 법원 위증 등에도 검찰이 1년밖에 구형하지 않았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작게 보면 잔고 증명서 위조 문제지만, 크게 보면 (최씨에 대해) 양평 고속도로 의혹과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철도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라며 "판사가 이러한 상황을 두고 칼을 뽑았다는 생각도 든다"고 평가했다.

장성철 소장과 김준일 에디터는 이날 인터뷰에서 최씨의 법정구속 사안에 대한 대통령실의 행보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장 소장은 "지난 2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의혹 관련 판결이 나왔을 때 대통령실에서는 사법부 판단에 '야당의 허위주장이 밝혀졌다'고 입장을 밝혔다"라며 "그런데 이 건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 이중잣대다. 윤 대통령이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은순씨 관련 의혹이나 양평 땅 의혹 등은 자칫하면 국민들이 윤 대통령을 다시 판단할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며 "불의에 항거하는 모습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 가족 일가와 관련된 부분에서 '봐주는 거 아냐'라는 인상을 주기 시작하면,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심판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에디터는 "김 여사 일가 양평 고속도로 노선 의혹을 두고 대통령실은 '여·야가 알아서 잘 해보라'라며 침묵하는 중"이라며 "김 여사의 땅은 부부인 윤 대통령의 땅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양평 토지 의혹에 대해) 제3자, 관찰자처럼 말하고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여야 합의를 언급할 것이었으면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문제도 여·야 협의를 거쳤어야 하지 않았겠는가"라며 "각종 국정운영을 두고 (대통령이) 하고 싶은 대로 하다가, 불리한 이야기가 나오니 여·야 협의를 꺼낸 것이 말이 되나"라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