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0% 차지하는 中시장 잃어 日기업 망할 수도”
◆…일본이 중국에 대한 첨단 제조 장비 2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 가운데 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가 중국 정부의 대응 조치를 경고하고 나섰다. <사진 로이터>
아사히, 닛케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23일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노광·세정 장비 등 23개 품목을 수출 관리 규제 대상에 추가할 예정이다. 조치에 따르면 일본 업체는 한국과 미국, 대만 등 42개 우호국에 대해서는 포괄적 허가를 적용받지만, 중국 등 그 외 국가에 대해서는 수출 시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글로벌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 이 같은 일본의 규제 조치가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을 맹목적으로 따른 것이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한 "중국 정부는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를 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응이 "곧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소장은 신문에 "일본 정부가 채택한 수출 통제 조치는 미국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입은 세계 반도체 산업에 더 큰 불확실성과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현재 일본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일본의 중국에 대한 수출은 8,200억 엔(약 57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일본 전체 반도체 칩 제조 장비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수치다.
다즈강 소장은 이번 조치로 중국 시장을 잃은 니콘, 도쿄일렉트론 등 일본의 반도체 제조업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일본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1980년대 미국 일본의 반도체 전쟁으로 도시바와 같은 거대 기업의 쇠락을 언급하며 이번 조치로 일본 기업들이 망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은 양자 컴퓨팅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칩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동맹국을 주도하며 중국이 우위를 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 또한 이에 맞서 중국 기업들에 대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품을 금지했으며 갈륨과 게르마늄 등 반도체 핵심 금속 원료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한편 지난주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이어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는 수출 규제가 산업의 세계화를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의 입장을 내놨다.
CSIA는 성명을 통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한은 "반도체 산업의 세계화를 약화시킬 것"이며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의 파편화로 이어질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건전성과 세계 경제의 번영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