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A씨 "검찰에 회유당하는지도 모르고 답답…정신 차려라"
입장문 "비공개재판서 변호인이 말한 혐의내용 일부 인정, 사실과 달라"
이화영 "제 의사 아니다…집사람 오해하는 것 같다"
재판부 "당사자는 피고인 본인, 가족과 상의 후 입장 정리해달라"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진=연합뉴스]
이 전 부지사가 변호인 해임에 대해 "제 의사가 아니다"고 말하자 아내 A씨는 "검찰에 회유된 줄도 모르고 남편은 정신차려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25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41차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는 '법무법인 해광에 대한 해임 신고서'와 관련해 재판부가 당사자의 의견을 묻자 이같이 밝혔다.
아내 A씨는 전날 이 전 부지사의 변호를 맡은 해광에 대한 해임신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 전 부지사는 "수감 중이어서 (해임 신고 관련)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했고 조금 전 관련 얘기를 들었다"며 "집사람이 오해하는 것 같다. 제 의사와 상관하지 않고 의사 표현한 것 같다. 제 의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방청석에 있던 이 전 부지사의 아내 A씨는 "당신 그렇게 얘기하면 안 돼요"라고 소리쳤다가 재판부로부터 "허가받지 않은 발언"이라며 제지당했다.
이후 재판부로부터 정식 발언권을 얻은 뒤 "본인은 이재명에게 보고한 적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본인이) 하지 않은 일을 왜 했다고 얘기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자기가 검찰에 회유당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고 정말 답답하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만일 그런 판단을 하면 가족으로서 해줄 수 있는 권리와 의무 다 포기하고 싶다. 어떠한 도움도 없이 당신 혼자 알아서 재판을 치를 것이다. 변호사도 도와주기 힘들다"고 했다.
A씨는 해광 측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적극 변호 활동을 하지 않은 점 등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전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지난주, 남편은 옥중편지로 인하여 변호인의 도움 없이 혼자서 검찰에 출석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검찰의 압박과 회유가 이어졌다"며 "이에 저는 변호인단 중 검찰에 유화적인 일부 변호사들의 태도에 대해 우려가 커졌다"고 해임 신고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변호사의 입은 곧 이화영 피고인의 말이다. 본인이 하지 않았다고 밝힌 옥중서신과 다르게 비공개재판에서 변호인이 말한 혐의내용 일부 인정은 사실과 다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 전 부지사에게 "피고인 본인이 직접 변호인단 해임 의사를 밝히지 않는 이상 변호인께서는 변호인 지위를 갖고 있다"며 "현재 원활한 변론이 어려운 상황이므로 피고인은 (본인의 해임 의견 관련해) 신속하게 조율해달라"고 했다.
형사소송법상 당사자인 이 전 부지사의 동의 없는 변호인 해임은 효력이 없다.
해광은 피고인 측의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재판은 연기됐다.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에게 "이 사건 당사자는 피고인 본인이지 가족이 아니"라며 "가족·변호인과 조율을 통해 입장을 결정해 달라"고 주문했다.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은 김 전 회장이 2019년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의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를 북한 측 인사에 건넸다는 내용이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와 상의해 대북송금을 추진했다고 주장한다.
이 전 부지사는 경기도와 쌍방울과의 연관을 부인하다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일부 입장을 바꿨다. 그는 "쌍방울에 방북을 한번 추진해달라는 말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지난 18일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혐의 등 40차 공판에서 이같이 내용이 언급되고, 입장 번복과 관련한 보도가 확산됐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21일 옥중 자필 편지를 통해 "김 전 회장에게 이 지사의 방북도 신경 써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얘기한 바 있다. 쌍방울에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