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안정을 위해 무수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 효과에 대해 아직도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
최근 부동산 매매가격이 다소 안정되는 추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전세대란'이라는 암초가 또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자체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가장 불만이 많은 부분은 부동산 관련 세제와 가격상승의 문제. 종합부동산세 도입 및 양도소득세 과세강화 등 세부담이 급격하게 상승했고, 당초 정책의 취지였던 부동산 가격은 아직도 혼란스럽다는 여론이다.
이러한 가운데 부동산 가격상승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보다 65% 가량 늘어난 종부세를 거둔다는 전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가 스스로 부동산 가격상승을 인정한 셈.
27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07년 세입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종부세는 올해 전망치인 1조1539억원보다 7552억원 늘어난 1조9091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며, 4413억원에 그쳤던 지난 2005년 세수에 비해서는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종부세수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재경부는 부동산 가격 상승 및 세제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종부세수 급증은 부동산 시장이 올해 상반기 이후 안정됐음에도 불구, 주택 상승률은 5%, 토지는 시가반영률이 높아지는 부분을 감안해 10%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올해 12월 고지되는 종부세 중 일부가 분납 등으로 인해 내년 세수에 잡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재경부의 설명이다.
이는 적어도 내년 세수추계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그 만큼 세금을 더 거둔다는 의미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한 만큼 관련 세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한쪽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안정됐으니 서민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올라갔으니 내년엔 세금을 더 거둘 수 있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정부는 과표적용률 상승에 따라 종부세수가 올해 1조200억원, 내년 1조2300억원, 2008년 1조4900억원, 2009년 1조8100억원 등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정부가 추산한 2009년 세수를 뛰어넘은 것은 부동산 가격상승의 힘(?)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한 정부가 그에 따른 세수증가분을 계산기로 두드리고 있는 것은 애초부터 종부세가 세수확보의 목적이었거나, 아니면 실패한 정책을 스스로 인정하는 게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