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역전폭 역대 최대에도... "아직 걱정할 단계 아니야"

미국이 지난 26일(현시지간)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더 올리면서 한미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 폭으로 벌어졌으나 아직은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차영주 와이즈경제연구소장은 지난 27일 YTN 라디오 생생경제에 출연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 한은이 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려 1.75%포인트로 유지할 수도 있었으나 더 벌어진다 해도 감내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단 가계부채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에 한국 경제 성장률이 계속해서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며, 물가 상승률도 현재 2%이지만 하반기에는 3%까지 늘어날 수 있는 우려감에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스러운 건 지난해에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각 나라에서 무조건 다 따라서 올렸으나 올해부터는 각자 각개 전투로 벌어지기 시작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차 연구소장은 "캐나다, 호주, 한국 등 각자의 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있고 미국의 피봇이 언젠가는 생길 수가 있어 한국의 체력대로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대호 세한대 특임교수도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해 "현재 한미 간의 금리 격차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동조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이 금리를 많이 올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장에서도 이미 금리 인하가 시작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에 유입된 돈이 미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달러 가치가 올라야 하는데 요즘에는 달러가 인기가 없다"면서 "미국에서도 달러가 너무 올라 조금 내리자고 하는 상태"라고 부연했다.

김 특임교수는 "이 때문에 기준금리가 올라 시장금리까지 같이 올라간다면 문제일 수 있으나 현재 미국 시장 실세금리가 내려가고 있어 문제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한은이 반년 가까이 기준금리를 3.50%로 묶어 둔 사이 가계대출까지 다시 빠르게 늘면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달 2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 추가 인상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하반기 경기 회복이 불투명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금융 위기 가능성까지 남아 있어 쉽게 금리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정부와 한은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태지만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로 외환시장의 불안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7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내외 금리차가 2%포인트로 확대돼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으나 자본유출입과 환율 변동의 경우 내외 금리차 뿐 아니라 국내 경제·금융 상황, 글로벌 경제·금융 여건 등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자금은 올 들어 22조원 이상 순 유입이 지속되고 환율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외화자금 시장 역시 양호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