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런 백해무익한 존재를 억제하기 위해 '담배값 500원 인상'안을 들고 나왔고 국회의원들은 '서민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정부 법안에 제동을 걸고 있다.
정부와 입법기관의 이 같은 실랑이는 밀수담배와 면세담배의 유통 또 일명 '짝퉁담배'라는 가짜 담배까지 양산해 냈다. 담배 값이 오르기 전에 담배를 사놓겠다는 수요자가 몰려드니 공급자들은 위법 행위를 감행한 것.
오래 전 영국에서도 오늘날의 한국과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그 당시에도 담배의 무익함을 세금으로 다스리려 했었다.
영국에 담배가 처음 소개된 것은 16세기 말경이다. 이 당시에는 담배가 처음 소개된 만큼 낮은 세금이 부과됐다.
그러나 그 당시 의학에 대한 별 지식이 없던 제임스 1세(1602년)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담배를 '멸망의 독초'라고 부르면서 그것을 없애버리기로 했다. 담배 제거 활동에 나선 제임스 1세가 생각해 낸 것은 과세정책.
그는 담배에 대한 세금을 1파운드당 2페니였던 것을 6실링 8페니로 올렸다. 중과세로 인해 담배값이 오르면 피우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제임스 1세의 생각이었던 것.
하지만 이런 조치로 인해 일반인은 합법적으로 담배를 구할 수 없게됐지만 담배 밀수 증가라는 부정적 결과가 초래됐다. 담배 밀수는 조직화 됐고 세관원과 결탁하기도 했다.
담배 제거라는 목적을 가졌던 영국정부가 밀수를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영국정부는 밀수자를 사형에 처하는 극악 처방까지 강행하며 밀수 단절에 나섰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한국에서의 담배값 인상안에 대해 살펴보자. 복지부가 '담배값 500원 인상'의 정당성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흡연율 감소'이다. 2000원에서 2500원으로 가격이 올라 흡연율이 11% 가량 줄어들었다는 것이 복지부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담배값 인상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복지부가 미덥지 못하다. 실제 복지부가 올해 예산 편성에서 담뱃값이 500원 오를 것을 예상하고 진행했으나 여지껏 성사되지 않자 예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야기를 들은 국민들은 더더욱 담배값 인상이 못마땅하다. 겉으로 '건강증진'이란 양의 탈을 쓰고 속으로는 부족한 재원확보라는 늑대가 보이기 때문이다.
분명 담배는 몸에 해롭다. 정부가 발표한 흡연으로 인한 사회비용이 10조원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흡연율은 억제되는 것이 옳지만 겉과 속이 다른 목적을 가진 담배세 인상이 과연 국민들에게 곱게 인식될지 의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