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30도 넘는 남미"...펄펄 끓는 지구가 보내는 무서운 경고

극한기후현상 순차적 또는 동시다발적 발생

기온 1도씩 상승할 때마다 강수량 15%씩 증가

유엔 사무총장 "지구 데워지는 단계 넘어 끓고 있다"

WMO, 지난 5월 '세계온실가스감시기관' 설립 승인

남반구에 위치해 현재 한겨울인 아르헨티나는 기온이 30도를 넘어 117년 동안의 기상 통계 중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가장 높은 8월 초의 기온을 기록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 1일 기온이 섭씨 50도 안팎까지 오르는 폭염이 덮치자 전례가 없던 이틀간의 공휴일을 선포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는 사막 식물인 선인장까지 고온을 견디지 못해 죽어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중국, 일본, 캐나다 등의 지역에서는 극한의 폭우가 발생했다. 지난달 캐나다 동부 대서양 연안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고 인도에서는 비로 인한 산사태로 30여명이 숨졌다. 중국 베이징과 허베이성에서도 쏟아진 폭우로 수십명이 숨지고 실종됐다.
 
기상학자들은 근래 나타나는 기후위기의 특징중 하나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극한기후현상이 순차적으로 나타나거나 동시다발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심해질수록 복합재해 발생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UN IPCC(기후변화정부간패널)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오르면 태풍이 반복돼 연간 손실액이 최대 17조원에 달하고, 2050년에는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현재보다 4% 증가하며, 어류 생산량이 절반으로 감소해 어민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로렌스버클리 연구소는 기온 상승으로 인해 북반구 고산지대에 내리던 눈이 비로 바뀌어 산사태와 홍수 등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기온이 1도씩 상승할 때마다 극단적인 폭우로 인한 강수량은 15%씩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기상학자 제프 바라델리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 평균 기온이 3도 오르기까지 1만년 걸렸는데 지난 200년 만에 지구 평균 기온이 3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 각국이 기후 위기 시대에 발 맞춰 재난 경보 시스템과 예방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UN IPCC는 2030년에 온실가스를 2019년 대비 43%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G20 회원국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는 없애고 2030년까지는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많은 나라에서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친환경·저탄소 경제가 전개되면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 'RE100', 지속가능한 경제활동 범위를 정한 '그린 택소노미' 등 새로운 시장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 역시 향후 5년 내에 공기 품질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지상 기반 측정 스테이션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이다. 이미 지난 5월에는 전세계 온실가스 흐름을 감시할 '세계온실가스감시기관' 설립을 승인했다. WMO는 세계 온실가스 모니터링 계획이 실행되려면 정부, 국제기구, 민간 부문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