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3년 6월 국제수지(잠정)' 발표
상반기 경상수지 24억4000만달러 흑자
“최근 수출 감소폭 축소…승용차 수출 호조·반도체 물량 증가세 전환”
“유가 동향, 주요국 경제회복 속도, IT경기 개선 시점 등 하반기 불확실성 높아”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6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 모습. 왼쪽부터 박성곤 국제수지팀 차장,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7월에도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나 하반기에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높아 연간 전망치 240억달러 흑자 달성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23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의하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동월 60억6000만달러 흑자와 비교해서는 1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설명회에서 "7월 경상수지는 서비스수지가 여행 등을 중심으로 26억1000만달러 적자를 냈지만 상품수지, 본원수지가 각각 39억8000만달러, 48억5000만달러 흑자를 보였기 때문에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경상수지를 세부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지는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16개월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등 개선흐름을 지속하면서 전월에 비해 흑자폭이 확대됐다"며 "상품수출은 승용차가 호조를 지속했으나 석유제품, 반도체, 화공품 등을 중심으로 전년동월대비 9.3% 감소했다. 상품수입은 소비재 수입이 늘었으나 에너지 수입가격 하락 영향으로 원자재 등을 중심으로 줄어 전년대비 10.2%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등을 중심으로 적자폭이 확대됐고 운송수지는 수출화물 물량 중가 등으로 운송수입이 증가하면서 흑자 전환됐다"면서 "여행수지는 해외 출국자 수 증가 영향으로 여행지급액이 늘었으나 외국인의 국내 지출액이 줄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는 국내 기업의 해외자회사로부터 수취하는 특허권 사용료 수입이 줄면서 적자 전환됐다"며 "본원소득수지는 국내 기업의 해외자회사로부터의 배당수입이 증가하고 1분기 국내 분기 배당이 5월에 종료됨에 따라 배당지급이 감소하면서 흑자폭이 확대됐다"고 부연했다.
신 국장은 "7월 경상수지는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전월보다 확대됐다. 이는 작년 6월 60억6000만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라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 확대 배경으로는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여행 등을 중심으로 늘어났지만 상품수지와 본원수지 흑자폭이 이를 상회하는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품수지의 경우 통관기준 무역수지의 개선흐름에 주로 영향을 받으면서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전월대비 흑자폭도 커졌다. 본원소득수지도 배당수입을 중심으로 흑자폭이 확대됐다"며 "2분기 경상수지는 5월 이후 개선흐름에 힘입어 1분기 적자에서 3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상품수지의 경우는 최근 통관기준 무역수지 개선으로 5개월 연속 개선됐다, 분기로는 1년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상수지는 상반기 기준으로도 2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어려운 대외여건 하에서도 12년 연속 흑자기조 유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지난 1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흑자 규모가 전년 상반기, 하반기에 비해 축소되었으나 당초 우려보다는 양호한 성적을 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신 국장은 5월과 6월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불황형 흑자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기조를 보면 대외의존도가 높고 수출 여건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IT업종 경기 부진,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최근 수출 감소폭은 축소되고 있다. 승용차 수출 호조, 반도체의 경우 가격 약세이나 물량 자체는 5월, 6월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긍정적 요인이 있다. 수입은 에너지류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수입액 감소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내수 부진 등 요인보다는 IT경기나 에너지 가격 약세 등이 크게 작용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고 부연했다.
해외 직접투자 감소에 대해서도 "특정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거액의 배당수입 형태로 자금이 유입됐는데 기존에 직접투자로 잡혀있던 부분이 일부 회수된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며 "국내 기업의 투자자금 수요가 컸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하고 보면 외국인의 해외 직접 투자는 평균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7월 상품수지는 5월과 6월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월 서비스수지는 적자를 지속하겠지만 상품수지, 본원수지 흑자 규모가 상회하면서 7월에도 경상수지 흑자를 보일 것"이라며 "7월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개선 흐름을 보이지만 이는 해외 생산부문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7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커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 동향,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회복 속도, IT경기 개선 시점 등 하반기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연간 전망치 달성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이달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으로 그 자료를 참고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