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시아 흑해 선박에 선전포고…러 원유·곡물 수출길 위태

우크라 "흑해 지나는 러 선박은 유효한 군사 목표"

흑해 새 전선 중심되나…우크라 "전쟁 위험 지역"선포

노보로시스크 등 주요 러 항구에 위협

"흑해의 곡물 및 원유 수출에 대한 위험 증가"

흑해를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지나는 러시아 선박에 선전포고를 하고 나서면서 러시아산 원유와 곡물의 수출길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올레크 우스텐코 우크라이나 최고 경제고문은 흑해의 러시아 항구와 선박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정당하게 공격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흑해를 지나는 러시아의 모든 선박이 우리의 유효한 군사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스텐코 고문은 "이는 러시아가 곡물 수출로를 막고 우리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항구를 파괴하면서 시작됐다"며 "우리 해양 인프라는 끊임없는 공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같은 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러시아가 영토 밖에서 흑해를 지배하고 우리를 다시 봉쇄하거나 우리 항구에서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우크라이나도 똑같이 갚아줄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모든 회랑의 기회를 정당하게 방어하는 것"이라고 게시했다.

최근 흑해를 둘러싼 양국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흑해가 새로운 전선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는 오는 23일부터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러시아 흑해 항구 주변 해역을 "전쟁 위험 지역"으로 선포했다. 이 구역에는 노보로시스크, 아나파, 소치 등 주요 러시아 항구가 속해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오데사항 등 곡물 수출 인프라를 공격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크림반도 인근에서 러시아 유조선을 해양 드론으로 공격했으며 흑해 주요 수출항인 노보로시스크 해군기지에서는 러시아 군함을 공격했다. 이날 공격으로 노보로시스크항은 몇 시간 동안 운항을 중단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선적 항구의 운영이 중단된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처음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와 곡물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보로시스크항은 하루 50~55만 배럴의 원류와 45만 배럴의 정유를 수출하는 유럽 최대 항구 중 하나다. 또한 세계 최고 밀 수출국인 러시아의 주요 곡물 선적지이기도 하다.

정보기관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는 전체 수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5,900만 배럴의 원유를 노보로시스크 항에서 선적했다. 이 중 3,200만 배럴은 EU로 수출됐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유조선 공격과 관련해 "이번 사건은 흑해로부터의 곡물 및 원자재 수출에 대한 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상품·서비스 제공업체 IKON코모디티의 올레 하우 고문은 "흑해의 위험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라며 "러시아 수출에 대한 위협은 우크라이나 수출 위협보다 훨씬 강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