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신원이상 확인해 구제절차 나서
주거 급여 등 기초생활 수급지원 자격 얻게 돼
◆…검찰 도움으로 생애 첫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A씨 사진=연합뉴스/수원지검 제공
소주 2병을 훔쳐 경찰에 붙잡힌 60대가 사망자로 처리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생애 처음으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11일 수원지검 인권보호부(부장검사 장윤태)에 따르면 A(64) 씨의 주거지 관할 동 행정복지센터는 A씨의 주민등록번호를 신규 생성한 뒤 이달 9일 주민등록증을 전달했다.
앞서 A씨는 경기 수원시 한 식당 앞에 놓인 박스에서 1만원 상당의 소주 2병을 훔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단순생계형 절도 사건 기록을 검토하던 중 A씨가 실종 선고를 받고 사망자로 간주된 상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오래전 실종신고된 A씨에 대해 서울가정법원은 2013년 10월경 '1988년 3월부로 사망한 것으로 본다'는 취지로 선고했다. A씨는 출생 후 20여년이 지난 뒤에야 출생신고가 됐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주민등록번호가 발급되지 않았다.
검찰은 A씨의 신원을 찾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A씨에 대한 실종선고 청구인과 면담해 A씨에게 이복동생들이 있다는 점을 알아냈고 약 한 달간의 신원확인 절차 끝에 올해 6월 22일 수원가정법원에 A씨에 대한 실종 선고 취소 심판을 청구했다.
법원은 같은 달 29일 실종 선고 심판 청구를 인용했다.
검찰은 A씨가 저지른 소주 절도 사건에 대해서도 평생 주민등록번호를 발급받지 못해 사회복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상담 및 취업 교육 조건부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또 A씨가 과거 미납한 벌금도 분납하도록 해 일상생활에 신속하게 복귀하도록 도왔다.
주민등록번호를 발급받은 A씨는 생계 및 의료, 주거 급여 등을 받을 수 있는 기초생활 수급 지원 자격을 얻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만 65세가 되면 기초연금 대상자가 돼 소득인정액에 따라 노령 연금 월 최대 30만원도 지원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검찰은 지자체 협조를 받아 그가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이고 자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