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與野 지지율 비슷…대선에서 국민 반으로 갈린 상황"
"야당하고 입씨름만, 이미지 형성될 수 없어"
"수도권 유권자들의 선거, 일반적으로 가늠 안돼"
"이준석, 내년 국회 입성 안 되면 '정치 마감' 두려움 가질 수밖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월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노태우 정부의 경제정책과 그 현대적 의미'를 주제로 재단법인 '보통사람들의시대 노태우센터'가 연 6.29민주화선언 36주년 기념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총선을 8개월 앞두고 국민의힘 내 '수도권 위기론'이 꾸준히 거론되는 가운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이준석 같은 사람을 포용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내년 총선에 전략적으로 더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 위원장은 1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국민의힘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을 상대로 해서 정치를 할 생각해야지, 민심을 당 쪽으로 끌어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밤낮 야당하고 입씨름만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이미지 자체가 제대로 형성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 보고 정치를 하면 안 되고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며 "사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거의 비슷비슷하다.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이 거의 반으로 갈라져 있는 상황"이라며 "그저 당내 세력 관계만 갖고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의사와는 완전히 배치된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관련 가장 심각하게 생각할 게 과거 여당이 집권 도중 국회의원 선거를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1992년도 14대 국회의원 선거 때 이미 3당 통합을 해서 여당의 의석이 3분의 2가 넘었을 때다. 호남만 빼고 전 지역이 똘똘 뭉쳐 있는 것같이 됐지만 집권당이 과반을 못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집권 중간에 이루어지는 선거에서 국민들의 반응이 어떻다는 것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유권자들의 선거 행태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특히 수도권의 유권자들의 선거 행태라는 건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이른바 비윤(비윤석열)계의 신당 창당은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에 소속된 일부를 끌고서 신당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선 "본인이 지금 절치부심 할 수밖에 없다. 정치계에 26살에 입문해서 10여 년이 지났는데 아직 국회에 입성을 못했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에는 국회에 입성을 해야지 정치적 커리어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것이 좌절될 것 같으면 거기에서 정치가 마감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본인도 행동을 굉장히 신중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일각에서 제기된 'TK 출마설'과 관련해 "누구는 전라도 가라, 누구는 경상도 가라 그러는데 저는 한 번도 고민해 본 적 없다"며 "노원에서 지금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천 관련) 장난을 치면 제가 가만히 있으면서 당할 이유는 없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말에는 제가 어디든 가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항상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핵관'이라고 하는 사람들 머릿속에는 나중에 줄 듯 말 듯, 공천할 듯 말 듯하고 있다가 막판에 가서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어버리자는 수준의 생각일 텐데 그게 옛날에 유승민 전 의원에게 하던 것 아닌가. 바보도 아니고 그거 기다리고 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고 얼토당토 않은 전략에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 등 비윤계는 수도권 위기론 목소리를 내왔다. 최근 안철수·윤상현 의원 등도 이에 의견을 더하는 분위기다.
윤상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가 붕괴하면 우리 당 지도 체제에 대한 변화의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고 밝혔다.
천하람 위원장은 15일 SBS라디오에서 "수도권 당협위원장들 만나면 대부분 공천 때문에 무서워서 말을 못하고 있다"며 "일단 충성스러운 모습 보여 공천받아야 된다는 고민이 있고, 공천받았을 때 과연 수도권에서 당선될까 고민이 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당 지지율과 대통령 지지율의 문제다. 수도권은 바람이 작용하는 경우가 큰데 지금 분위기에서 되겠나, 또 우리가 믿고 있는 게 이재명 대표인데 이 대표가 만약 날아가기라도 하면 선거 어떻게 치르나, 그런 걱정들 많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의원도 9일 KBS라디오에서 "심각한 위기"라며 "갤럽을 포함해서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내년에 야당을 뽑겠다는 의견이 여당을 뽑겠다는 의견보다 작게는 10%p에서 많게는 20%p까지 야당을 뽑겠다는 분들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