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받고 '희망퇴직'…은행권 30대 은행원까지 짐 싼다

최근 30~40대 젊은 은행원들이 희망퇴직을 통해 자발적으로 짐을 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부지점장 이하 모든 직급의 근속연수 15년 이상, 1983년생 이전 출생 직원이다.

올해 생일이 지났다면 만 40세, 지나지 않았다면 만 39세 직원까지 희망퇴직 신청이 가능한 것으로 이는 신한은행 역대 희망퇴직 대상 연령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종적으로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되면 이달 31일까지 근무 후 연차와 직급에 따라 9∼36개월 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받게 된다.

앞서 지난 6월에는 하나은행도 하반기 희망퇴직을 접수 받았다. 만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직원으로부터 신청 받았고 최종적으로 60명이 7월 31일 자로 은행을 떠났다.

1972년생 이후 출생자는 연령에 따라 최대 24개월 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수령했고 1968∼1971년생은 28개월 치에 자녀학자금과 재취업·전직 지원금 등이 지급됐다.

은행들이 만 39세의 젊은 직원까지 포함해 1년에 두 번이나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점포 축소로 인한 인원 감축과 젊은 직원들이 '인생 2막'을 준비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젊은 직원들이 노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희망퇴직 대상 확대를 요구했고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의 '5대 은행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2022년 1인당 평균 총퇴직금은 법정 기본퇴직금 1억 8000만 원에 희망퇴직금(특별퇴직금) 3억 6000만 원을 합한 5억 4000만 원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입사해 근속 연수가 많고 직급까지 높다면 희망퇴직금이 포함된 총퇴직금은 약 10억 원 안팎의 거액이 된다.

실제로 하나은행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하나은행의 한 희망퇴직자는 상반기에 총퇴직금으로 11억 3000만 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 5대 은행에서는 모두 2222명(국민 713·신한 388·하나 279·우리 349·농협 493)이 희망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하반기 또한 희망퇴직자는 수 천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