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아들 하나고 담임 "학폭 '화해' 동의 못 해…지금이면 학폭위 여러 번 열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아들 학교폭력 의혹'에 대해 이 후보자 아들의 고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았던 전 하나고등학교 교사가 "화해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2011년 이 후보자 아들의 고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았었다고 밝힌 A 교사는 18일 경향신문에 "이 후보자가 (아들과 친구들은) '1학년 때 이미 화해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후보자에게서 공평한 시선과 반성적 사고를 찾아볼 수 없다"면서 "이 후보자 아들과 피해 학생들이 진술서를 쓰기 전 화해했다는 주장은 수긍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화해했다는 것은)맥락이 제거된 사실만 말하고 있다"며 "이미 화해한 적이 있더라도 비슷한 일이 반복됐기 때문에 학생들이 진술서를 작성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상담을 하러 온 (피해)아이들은 굉장히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후보자가 입장문을 통해 '심각한 학교폭력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심각한 폭력이 없었으면 왜 아들이 전학을 갔겠나"라며 "지금 기준으로 따지면 학교폭력위원회가 여러 번은 열렸을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하나고'라는 권력을 왜 그만두고 나가나. 서울대생한테 '너 잘못했으니까 그만둬'라고 하면 그냥 나가겠나. 당시 하나고의 상징성은 정말 어마어마했다"고 부연했다.

당시 이 후보자 아들의 학폭 문제로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부분에 대해 "생활기록부에 (학폭 사실이) 기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면서 "해당 사실이 적힌다면 대학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치명적이었다"며 전학 조치가 당시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했다.

다만 "생각보다 일이 커지자 당황한 피해 학생들이 '없던 일로 하면 안 되겠냐'고 부탁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진술서를 썼던) 학생들이 당시 일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고 전했다.

뒤늦게 언론 인터뷰에 응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 존재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자의 해명대로라면 당시 진술서를 받고 상담을 한 나는 뭐가 되나. 나 같은 인간은 신경도 안 쓴다는 의미 아닌가"라며 한 언론에서 '익명 뒤에 숨은 일방적 주장'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내가 하는 말은 일방적 주장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6월 이 후보자는 아들의 학폭 의혹 논란이 커지자 입장문을 통해 "사건 발생 당시인 2011년 (아들이 고등학교)1학년 재학 당시 물리적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1학년 당시 당사자 간에 이미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방적 가해가 아니었고 '심각한 학교폭력'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