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10년간 연간 산불 평균 피해면적의 7배 규모 산림 소실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 화재로 8000여명 주민 긴급 대피
◆…소방관들이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의 아라포에서 산불을 진압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하와이에 이어 캐나다와 스페인에서도 통제불능의 대형산불이 발생하면서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북서부 노스웨스트 준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옐로나이프의 전체 주민 2만2000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240여건이 넘는 산불을 진압하고 있는 노스웨스트 준주 당국은 강풍으로 도심까지 산불이 번질 가능성이 높아 초비상사태다.
산불이 도로를 막기전에 긴급 대피에 나선 주민들이 남부 앨버타주로 한꺼번에 대피하면서 이 지역의 유일한 고속도로가 자동차 행렬로 막혔으며 공항 일대도 항공편을 구하려는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캐나다 옐로나이프 주민들이 남부 앨버타주로 한꺼번에 대피하면서 이 지역의 유일한 고속도로가 자동차 행렬로 막혔다. 사진=로이터통신
레베카 알티 옐로나이프 시장은 캐나다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이 가능한 빨리 대피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고속도로는 안전이 보장되는 한 폐쇄하지 않고 계속 개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편 운항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노스웨스트 준주 전체 인구 4만6000명 중 약 65%가 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옐로나이프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로이터에 "도로 양쪽에서 불이 타고 있는 모습이 초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캠핑을 하던 중 휴대폰으로 경보를 받은 한 가족은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당시에는 그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며 두려웠던 심경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벤쿠버에서 동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킬로나에도 화재가 발생하면서 인구 15만명인 이 도시에 비상사태가 18일 선포됐다. 킬로나시는 성명을 통해 "대피 경보를 받고 있는 주민들은 즉시 집을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5일부터 발생한 맥더걸 크릭 산불이 강풍의 영향으로 오카나간 호수를 덮친 후 중부 도시 킬로나까지 퍼지면서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킬로나시는 산불이 거주지역 인근까지 번지려고 하자 2400여 가구에 대해 대피령을 내렸다.
지금까지 캐나다 전역에서 1000건 이상의 산불이 타오르면서 총 17만 명이 대피하고 10년간 연간 산불 평균 피해 면적의 7배에 해당하는 1034만 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2월에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산불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해 2030년까지 14%, 2050년까지 30%, 2100년까지는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년보다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를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캐나다의 많은 지역이 비정상적으로 건조하고 땅이 말라 작은 불길에도 크게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환경부의 과학자인 나단 질레트는 "캐나다가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 평균보다 약 두 배 높은 속도로 온난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기후연구소는 기후 변화 영향으로 2025년까지 연간 250억의 손실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찰관들이 8월 16일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에서 발생한 산불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한편 폭염이 덮친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에서도 40년 만에 최악의 산불이 덮쳤다. 지난 15일 밤늦게 발생한 산불로 8000여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칸델라리아 시장은 "높은 기온때문에 물이 땅에 닿기 전에 증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카나리아 제도는 낮 기온이 최고 40도로 치솟으며 대기가 바싹 말라붙은 가운데 산불 위험이 커진 상태였다. 당국은 지역 역사상 40년 만의 최악의 화재로 규정하고 항공기 등 소방력을 동원했지만 산불로 인한 연기때문에 접근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스페인은 올해 유럽연합 국가 중 산불로 인해 7만5000헥타르가 불에 타 이탈리아와 그리스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