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기증품 판매 수익도 과세 대상"…아름다운가게 패소

기부 받은 물품 판매수익도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강남세무서장 등 각 지역별 세무서장 83명을 상대로 2015년 2분기부터 2017년 2분기까지 납부한 부가가치세를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부가가치세는 물품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 과세하는 세금이다. 부가가치세는 '고유 사업목적을 위해 재화를 공급한 경우'와 '재화를 실비로 공급한 경우'를 면세 대상으로 삼고 있다.

아름다운가게는 2015년 2분기~2017년 2분기에 기부품이 과세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고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했었다. 하지만 취득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기부품을 판매해 이윤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비로 공급한 재화'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아름다운가게는 과다 신고·납부한 부가가치세액을 환급해 달라는 내용의 경정 청구를 했다.

이에 세무당국은 해당 물품들이 면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경정 청구를 거부했고 아름다운가게는 지난해 1월 세무당국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아름다운가게가 기부품을 판매하는 것은 공익 목적 사업에 해당하지만 '실비로 공급한 재화'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과세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실비의 의미는 재화를 공급함에 있어 공급자가 '실제로 들인 비용'으로 해석함이 타당하고 이윤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은 실비로 공급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필요조건일뿐 완전히 일치하는 개념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이어 "아름다운 가게는 물품을 기증받을 당시 비용을 인식하는 회계처리를 한 바 없고 기증 당시의 시가 상당액이 아름다운 가게가 실제로 들인 비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