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탐사선 '루나 25호' 달 추락… 47년 만의 도전 실패

전통적인 우주강국 러시아가 달 남극을 관측하기 위해 발사한 무인 탐사선 '루나 25호'가 20일(현지시간) 추락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루나-25 우주선이 계산되지 않은 궤도로 진입했고 달 표면에 충돌한 뒤 소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옛 소련 시절인 1976년 이후 47년 만에 이뤄진 러시아의 달 탐사 시도는 실패로 끝이 났다.

지난 11일 오전 극동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루나-25는 당초 21일 달 남극 표면의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 북쪽에 착륙해 1년간 달 내부 구조 연구와 물을 포함한 자원 탐사 등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달 남극은 인류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지역으로 물을 비롯해 희귀 광물과 핵융합의 원료인 헬륨 동위원소(헬륨-3)가 매장돼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로이터는 "루나 25호의 추락은 러시아 우주력이 냉전 시대 전성기를 보낸 뒤 쇠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에 이어 인도의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오는 23일 달 남극 지역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중국은 2024년 달 남극을 탐사하는 '창어' 6, 7호를 발사하기로 했다.

미국은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을 통해 2025년 우주비행사들을 달의 남극에 착륙시켜 탐사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