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곡물협정 파기 후 우크라 곡물 수출 30% 급감…러는 호황

6월 우크라 수출량 480만톤, 협정 파기 후 320만톤으로 줄어

블룸버그 “우크라 식량 마비시키려는 러시아 노력 성공”

지난달 러 곡물 수출량 사상 최고치…지난해 대비 1.6배

우크라 경제 타격…”하반기 GDP 3% 하락할 것”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하고 흑해 항구를 봉쇄한 이후 우크라이나 농작물 수출량이 3분의 1가량 감소한 반면 러시아의 곡물 수출량은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우크라그로컨설트(UkrAgroConsult)에 따르면 흑해곡물협정이 파기된 이후 8월 15일까지 우크라이나가 수출한 농작물은 320만 톤에 불과했다. 이는 협정이 유지되던 5월과 6월의 440만 톤과 480만 톤에 비하면 30%가량 감소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을 차단한 이후 유럽연합(EU)이 대체 경로를 구출하기 위해 10억 유로를 투입하는 등 서방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량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우크라이나의 식량 선적을 마비시키려는 러시아의 노력이 성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러시아는 이 같은 상황을 통해 이익을 누리고 있다. 2023년 이래 러시아의 밀 무역은 거의 전 세계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러시아곡물연합(RGU)에 따르면 러시아의 7월 곡물 수출량은 사상 최대치인 568만 톤을 기록했으며 이중 밀은 454만 톤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1.6배 높은 수치다.

지난주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유지를 위해 흑해 항구를 대체하는 경로로 다뉴브강 및 육로를 제시했으나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의 수출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17일 자국의 요구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했으며 이후 우크라이나 항구에 접근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 군함으로 취급하고 기국을 우크라이나 측의 전투원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러시아 측은 이달 13일 흑해를 지나는 팔라우 국적 상선에 경고 사격을 가했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곡물 육로 수출을 위한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도 강행하는 등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봉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식량 안보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경제 또한 타격을 받고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에브게이나 슬렙소바 수석 경제학자는 "하반기 우크라이나의 곡물 및 유지 종자 수출량이 상반기에 비해 4분의 1로 감소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하반기 우크라이나의 국내총생산이 3%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