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실제 사업자가 아닌 명의 사업자에게 세금을 부과했다가 과세처분이 취소되는 결정이 내려졌다.
5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2년 외삼촌의 부탁을 받고 통신기기 도매영업 사업자등록을 내고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를 신고했으나 거래처가 자료상으로 고발돼 국세청으로부터 매입세액 필요경비 불산입 등으로 인해 650만원 가량의 세금을 경정 고지받았다.
이에 대해 A씨는 "사업장의 실제 사업자는 외삼촌인 B씨로서 단지 외삼촌으로부터 고용돼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자로서 인적독립성이 없다"며 "사업장에서 발생한 소득금액의 실질 귀속자는 B씨로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B씨에게 과세해야 한다"며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A씨가 제출한 확인서 및 출금통장거래 내역만으로는 실제 사업자 여부를 가릴 수 없으며, 거래내역이 사업장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며 과세처분이 정당하다고 맞섰다.
심판원은 결정문에서 "B씨가 매출대금을 자신이 관리하던 A씨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받았다가 자신의 통장으로 이체해 거래처 등에 결제한 것이라는 A씨의 주장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며 "A씨는 외삼촌인 B씨에게 사업자등록 명의 및 통장을 빌려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이어 "B씨도 통장의 거래내역 등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며 "실질사업자로 보이는 B씨에게 과세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명의상 사업자인 A씨에 대한 과세 취소는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