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에서 “책임감 있는 국제 곡물 공급국으로 우크라 대체할 수 있어”
“아프리카 6개국에 2만 5천~5만t 곡물 무상 공급…협상 마무리 단계”
“흑해곡물협상 변질…우크라 곡물 70% 중상위 국가로 가”
“브릭스 프레임 내 식량 에너지 공급 협력 강화” 촉구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화상 연설을 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지난달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상을 파기한 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막히면서 아프리카 지역을 포함해 세계 식량 위기가 커진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곡물 공급국 자리를 러시아가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더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담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에 러시아가 국제 곡물의 "책임 있는 공급국"으로서 우크라이나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영상 연설을 통해 "나는 우리나라가 상업적으로 그리고 필요한 국가에 대해서는 무상으로 우크라이나 곡물을 대체할 수 있다고 여러 번 언급했다"며 "특히 러시아는 올해 또 한 번 대풍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아프리카 6개국에 2만 5천~5만t의 곡물을 무상으로 공급하기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운송비 또한 무상으로 지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날 연설에서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후 러시아가 세계 식량 위기 상황에 대해 위선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흑해곡물협상 아래 우크라이나에서 수출된 곡물 총 3,280만 톤 중 70% 이상이 유럽연합을 포함한 중상위 소득 국가에 수출됐으며 100만 톤 미만인 3%만이 최빈국과 개발도상국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흑해곡물협상이 부자국들만을 위한 협상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해 왔다.
나아가 이날 푸틴 대통령은 세계 시장에 식량뿐 아니라 에너지 자원을 안정적이고 중단 없이 공급하는 문제에 관해 브릭스 프레임워크 내에서 긴밀한 협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릭스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연합에 대응하는 다자협력체다. 특히 최근 벨라루스, 쿠바, 이란 등 반미 성향의 국가들이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히고 나서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반미 블록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중국은 브릭스 플러스 모델을 언급하며 더 많은 범위와 영역에서의 국가 간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당국자를 인용해 "브릭스를 G7의 세계 GDP만큼의 수준으로 확장한다면 세계에서 우리가 낼 수 있는 목소리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브릭스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5개국만으로도 세계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세계 GDP의 27%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이날 푸틴 대통령은 전범으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 영장이 발부돼 화상으로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