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운용, 공개 주주서한 발송...사내이사 퇴임 촉구
거버넌스포럼, 임시독립위원회 구성 요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연합뉴스 제공]
KCGI자산운용은 전날 현대엘리베이터에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KCGI운용은 현정은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퇴임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할 것을 촉구했다. 중장기적인 성장전략과 지속가능한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하라는 요구도 담겼다.
대법원은 지난 3월 현정은 회장에게 1700억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확정했다. 현대상선에 대한 경영권 방어를 위한 파생상품거래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켰다는 이유다. 지연이자까지 포함하면 손해액은 3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 배상금 2800억원을 지급했다.
주주서한에 의하면 회사는 수익성이 높은 엘리베이터 사업에 고정자산의 30%만 투입하고 10년째 적자인 해외사업과 수익성이 낮은 부동산 임대업, 호텔관광업 등에 70%를 투입함으로써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난 5년간 ROIC(투하자본수익률)은 1~5% 수준으로 오티스, 쉰들러 등 글로벌 기업(15~46%) 대비 현저히 낮다.
포럼은 "회사가 적자 사업을 철수하고 저수익 사업을 매각하며 고수익 엘리베이터 사업, 특히 유지보수업에 집중할 경우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기업가치, 주주가치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포럼은 KCGI가 제안한 현정은 회장의 사내이사 퇴임뿐만 아니라 '회사와 계열사의 이사회와 모든 보직에서 퇴임해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또 회사의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는 현 회장의 파생상품거래에 대해 내부조사에 착수하고 연루된 임직원들에게 적정한 징계와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KCGI 제안대로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정상화 플랜을 제시하는 한편, 정직하고 유능한 인재를 발굴해 재배치할 것을 주문했다.
포럼은 "회사의 거버넌스 복구를 위해 주요주주인 쉰들러, 오르비스, 국민연금, KCGI, 소액주주연대 등이 추천하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인사로 임시 독립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대응이 없거나 더 늦어진다면 주주들은 회사 스스로 거버넌스를 복구할 수 없다고 판단해 그에 상응하는 액션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