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열풍 내년까지 지속 전망..자사주 250억달러 매입

미국의 시스템반도체 설계사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열풍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로이터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2분기(5∼7월) 135억1000 달러(18조225억원)의 매출과 주당 2.70 달러(3604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월스트리트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매출은 월가 전망치 112억2000만 달러(14조9787억원)를 20% 웃돌고, 주당순이익은 전망치 2.09 달러(2790원) 보다 30% 상회했다.

아울러 250억달러(33조375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실적 발표 후 주가는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9% 이상 급등하며 사상 처음 510달러(68만원)까지 올랐다. 이날 주가는 471달러 수준으로 연초에 비해 3배 오른 상태다.

엔비디아는 내년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며 일부 분석가들이 제기한 AI 열풍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켰다. 이 회사는 OpenAI의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와 같은 서비스를 구동하는 데 사용되는 컴퓨팅 시스템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황 CEO는 "우리는 올해와 내년까지 뛰어난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미 선도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 및 데이터센터 구축업체와 함께 차세대 인프라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CE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중앙프로세서(CPU)를 중심으로 구축된 기존 데이터 센터에서 엔비디아의 강력한 칩을 중심으로 구축된 데이터센터로 전환과 AI 시스템이 생성한 콘텐츠의 사용 증가라는 요인이 자사 반도체의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두 가지 근본적인 트렌드가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것의 배경이며, 우리는 이제 4분의 1 정도에 접어들었다"며 "앞으로 몇 분기가 남았는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근본적인 변화는 한 분기 만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8~10월) 매출을 약 160억 달러(21조3600억원)로 추정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 126억1000만 달러(16조8343억원)를 20% 이상 웃도는 수준.

황 CEO는 회사의 3분기 매출 전망을 언급하면서 "(엔비디아는) 수요가 공급을 계속 앞지르면서 3분기에도 160억 달러를 계속 상회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일부 분석가들은 수요가 무한정 증가할 것으로 보지 않다. 세미에널리시스의 딜런 파텔 분석가는 많은 기술 기업이 올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 후 해당 반도체로 개발한 제품으로 실제로 수익을 창출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GPU에 과도하게 투자하지 않으면 물들어 올 때를 놓칠 위험이 있다"며 "언젠가는 진정한 사용 사례가 드러날 것이고, 많은 업체가 투자를 중단하더라도 다른 업체들은 계속 투자를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CEO는 AI 열풍이 내년을 넘어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로이터에 언급을 거부하면서 엔비디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공급 확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에 가장 큰 매출을 일으킨 것은 자사 반도체로 구축된 슈퍼컴퓨터 HGX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이 시스템에는 수많은 부품이 들어가는데, 이 가운데 어느 하나가 빠지면 완제품 출하에 문제가 생긴다.

황 CEO는 "복잡한 공급망으로부터 큰 협조를 받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단순히 GPU 반도체 하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이것은 부품 3만5000개가 들어가는 매우 복잡한 GPU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