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의용군단(RVC) “편 바꿔 러 정부에 복수하라”
핵심 인사들 함께 추락사…“사실상 바그너그룹 머리 날아가”
“바그너 복수 가능성은 작아…사실상 해체 수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의 예브게니 프리고진 기념비에 방문한 바그너그룹 용병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데니스 카푸스틴 RVC 수장은 24일(현지시간) 바그너그룹에게 보내는 영상 연설을 통해 "당신들은 지금 중요한 선택에 직면했다"며 "러시아 국방부의 실속에 따라 지휘관들의 감시견 역할을 할 수도 아니면 복수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복수를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편으로 전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23일(현지시간) 러시아 항공 당국은 성명을 통해 트베리주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 항공기가 추락했다며 비행기에 탑승한 10명의 승객 중 프리고진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프리고진이 주도한 지난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 이후 두 달 만만이다.
이날 프리고진의 비행기에는 바그너그룹의 2인자 드미트리 우크킨 공동 설립자, 바그너그룹의 모회사 콩코드매니지먼트의 군납 사업을 담당한 발레리 체칼로프 등 핵심 인사들이 함께 탑승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첸 전쟁과 러시아의 시리아 개입에서 각각 활약했던 세르게이 프로푸스틴과 예브게니 마카리안 또한 탑승해 있었다.
더 가디언은 이날 비행기 추락으로 바그너그룹의 핵심 인사들이 모두 제거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으로 사실상 바그너그룹의 머리가 날아갔다"고 평가했다.
이후 일부 바그너그룹 용병이 러시아 정부에 대한 복수를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무장 반란 사태 당시 점령당한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벨고로드는 비상 태세에 돌입한 상태다.
다만 프리고진을 포함해 중요 인사들의 부재 가운데 바그너그룹이 복수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이며 사실상 그룹이 해체 수순에 돌입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카네기 러-유라시아 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연구원은 "바그너그룹의 분노가 예상되지만, 심각한 정치적 결과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달 러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바그너 그룹의 무장해제 수순이 완료되는 단계라고 밝힌 바 있으며 우크라이나 언론 '키이우인디펜던트'는 프리고진 사망 당일 벨라루스 내 일부 바그너 기지가 해체되면서 일부 용병이 벨라루스를 떠났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