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화장품 기업에 러시아 사업 지분 매각
러시아 사업을 정리하려는 시급성 나타낸 액수
◆…하이네켄 사진=로이터통신
세계 2위의 맥주기업 하이네켄이 단돈 1유로(한화 1430원)에 러시아 사업 지분을 매각하고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하이네켄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러시아 화장품·생활용품 기업인 '아네스트 그룹'에 러시아 사업지분 100%를 매각하는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하이네켄은 이번 거래로 누적 손실액이 총 3억 유로(약 4300억원)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러시아 사업을 하루빨리 정리하려는 회사 측 상황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액수라고 분석했다.
하이네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해 3월 철수 방침을 공표하고, 하이네켄 맥주 판매도 중단했다. 그러나 하이네켄의 또 다른 맥주 브랜드인 암스텔이 최근까지도 러시아에서 사업을 계속하자 서방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암스텔 맥주 현지 생산은 향후 6개월 안에 점진적으로 중단할 방침이다.
러시아는 서방의 러시아 자산 동결에 대한 대응으로 자국에서 사업 운영을 중단한 다국적 기업들을 대상으로 잔류 자산을 압류하는 보복에 나섰다.
돌프 판덴브링크 하이네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의 상황은 대형 제조업체들이 러시아를 철수하는 데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판덴브링크 CEO는 인수자 물색이 예상보다 오래 걸린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그 과정이 매우 복잡했다"라고 짤막하게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계획한 것보다 훨씬 오래 걸렸으나 이번 거래를 통해 직원들의 생계를 지키고 더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러시아에서 떠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네스트 그룹이 향후 3년간 기존 직원 1800명의 고용 보장을 약속했다는 것이 하이네켄의 설명이다.
로이터는 세 명이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정부가 일부 서방 기업들의 자산을 상당히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해 기업들의 비용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일본 닛산자동차도 자동차 제조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내 자산을 러시아 국영기업체에게 1유로에 매각한 바 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프랑스 유제품기업 '다논'과 덴마크의 다국적 맥주업체 칼스버그의 현지 사업 지분을 장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