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원욱 "이재명 사법리스크, '선당후사' 정신으로 결단해달라"

이원욱 "친명계 일각 '투표 거부' 목소리...이재명 대표가 답변해야"

혁신안 수용 주장..."도망가듯 내놓은 혁신안, 더 논의하겠나"

"강성 지지층한테 캡처 당하는 정당으로 가면...총선 필패"

"이재명, 선당후사 정신으로 어떤 결단 내릴 것인가 중요한 시기"

그는 혁신위원회의 '불체포특권 기명투표' 제안에 대해 "동료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에 대해 이름을 밝히라는 선동"이라고 직격하며 당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인물이다.

검찰이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 중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또다시 이 대표 '방탄 논란'의 조짐과 체포동의안 표결을 둘러싼 계파 갈등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회기 중 영장 청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반면, 비명계는 이 대표가 스스로 체포동의안 가결 요청을 해서 자유롭게 의원들을 풀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명계는 이 대표가 구속영장 청구시 '제 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고 밝힌 만큼 가결 요청은 불필요하고, 원칙대로 자유 투표하자고 주장한다. 친명계 일각에선 아예 검찰의 부당한 영장청구에 항의하기 위해 부결표를 던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형배 의원은 친명계 원외 인사 모임인 '더민주 전국혁신위원회' 결의대회에서 "투표 거부로 이 대표를 지키고, 민주당을 지키겠다. 투표를 시작하면,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빠져나오면 된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 민주당 분열을 위한 '정치 검사의 술수' '꽃놀이패'를 언급해가며 '방탄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원욱 의원은 22일 <조세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께서 이제 답을 직접 하셔야 된다"며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직접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표가 갈라져 부결되면 다시 '방탄 논란'이 재점화돼 당이 내부 분열의 소용돌이로 빠져들면서 '방탄 정당'이란 오명과 함께 이 대표의 리더십 논란도 거세질 수 있다. 그는 민주당 위기의 원인과 이재명 사법리스크 대응 등 여러 당내 현안에 대한 진단을 내놓았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친명계 일각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아예 검찰의 부당한 영장청구에 항의하기 위해 '투표 거부'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가 답변해야 된다. 민형배 의원 얘기는 애초에 틀렸다. 예를 들어 재적의원 출석 과반이 안 돼 의결을 못했다. 그럼 그다음 본회의 때 또 해야 된다. 언젠가는 한 번 해야 되는 것이다. 애초 상상할 수 없는 문제다."

'더민주 전국혁신위원회' 결의대회에서 혁신위원회 제안을 받아들여야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계파 갈등이 재점화되는 양상인가.

"그것 역시 이재명 대표가 답변해야 된다. 친명 그룹들은 계속해서 혁신안을 추진하고 싶을 것이다. 근데 사실상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가족사 논란 등이 막 벌어지면서는 '혁신위가 혁신 대상이다'라고 하는 얘기까지도 회자되지 않았나. 지금 아무런 권위를 갖지 못한 혁신위가 줄행랑 치듯이 도망가 내놓은 혁신안을 어떻게 더 추가적으로 논의할 수 있겠나. 근본적으로 이재명 체제에 대한 1년의 평가 이런 것들부터 하면서 '혁신위가 제대로 해냈다'라고 한다면 충분히 수용 가능하지만 지금 상태는 아무것도 아닌 거나 다름없게 돼버렸다"

혁신위가 지난 10일 대의원제 축소와 현역 의원 공천 불이익 강화를 골자로 한 혁신안을 내놓고 일찍 활동을 마쳤다. 혁신위에 대한 마지막 평가를 다시 해달라.

"아무리 혁신위가 이재명 측근들로 구성돼 있다 하더라도 '올바른 얘기를 한다'라고 한다면 그것에 대해 밀어줘야 되겠다 생각했다. 아예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도 민주당 비명계 31명의 의원들이 주도해서 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에 대의원제 폐지, 중진의원 불출마론, 총선 공천룰 변경, 이런 것들을 건드리려고 했던 건 역시나 민심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재명 대표의 아바타로서의 역할만 하다가 줄행랑 치듯 도망간 거 아닌가."

"혁신위 출범 이유는 민주당이 이재명 체제 1년을 지나는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가 저렇게 잘못함에도 불구하고 당 지지율도 올라오지 못하고, 국민의 신뢰는 떨어져 있고, 돈 봉투 사건, 김남국 코인 사건, 방탄 정당, 이런 이미지들이 계속 중첩되고 쌓여왔기 때문이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가 혁신위가 가져야 될 고유한 임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초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해서는 평가조차도 안 하겠다, 등의 태도를 보이면서 당 지도부에서는 거의 무시하다시피 했다."

정청래 의원이 "대의원제 폐지, 1인1표제는 어떤 명분으로도 막을 수 없다"고 하는 등 친명계는 혁신안에 힘을 싣고 있다.

"당이 일부 강성 지지층한테 캡처 당하는 정당으로 가면 완전히 총선 필패다. 그런 측면에서만 봐도 지금은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을 때가 아니다. 오히려 어떻게 총선 승리를 위해서 더 당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되는 시점이다. 전혀 적절치도 않고 시기적으로도 그 내용적으로도 적절치도 않다. 원래 공천룰은 우리 당헌상 1년 전에 확정하도록 돼 있다. 당시 이개호 공천제도TF에서 다 만들어놓은 것이다."

강성 지지층에 대해 어떻게 보나. 윤영찬, 설훈, 전해철 의원 등 일정 현장이나 지역구에 강성지지층인 '개딸'들이 나타나 '수박 규탄 집회'를 열고 있는데.

"강성 지지층이라고 하는 분들이 보이는 지금의 행태, 국민들한테 혐오를 주고 있다. 강성지지층이 긍정적 모습으로 보이면 괜찮다. 근데 예를 들어 예전 21대 총선에 황교안 대표가 태극기 부대하고 매일 같이 행동하고 이러면서 국민들한테 혐오감을 줬듯이 지금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다음 총선에 도움이 안 된다라는 거다. 그분들이 선순환적으로 역할을 해준다라고 한다면 지역에 내려가서 더 열심히 일하면 상관없지만 당내 분란을 만들고 수박 깨기, 일부 의원들 지역위원회 앞에 가서 시위하고 이런 모습을 보이면 절대 도움이 안 된다."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윤석열 정부가 잘못하는 것들도 국회로 갖고 오기만 하면 기승전 '이재명 사법 리스크' 이렇게 되니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를 맡고 있는 한에서는 민주당의 현재 모습을 극복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다. 이 대표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이제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고 '민주당의 이재명'이라고 하는 생각으로 생각을 바꾸고 어떤 결단을 내릴 것인가가 중요한 시기다. 선당후사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 주시길 바란다."

"이재명 대표가 만약 대표직을 그만둔다는 선당후사 정신으로 결단을 한다면 그 이후에 얼마든지 새로운 공간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 이후 새로 전당대회를 개최해서 새 대표를 선출한다든지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는 등이다. 이재명 대표가 만약 궐위가 된다면 당연히 여태까지 당의 관례상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다. 그러면서 비대위에서 전당대회를 치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할 것인가 이런 걸 고민해 나가야 될 것이다."

민주당이 지지율 답보를 이어가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가장 근본 원인은 '도덕성과 신뢰 상실'이다. 미래 비전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재명 당대표의 결단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사법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모든 것을 사법 리스크에 맞춰 당을 운영한다? 이러면 안 된다. 당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해 당에서 분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 170여석에 이르는 정당이 윤석열 정부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다. 정치개혁 과제, 지금 해야 될 대한민국 변혁의 시대에 해야 될 일들, 예를 들어 기후변화, 저출산, 고령화, 지방 소멸, 등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들을 의제화 삼고 내세워 민주당이 저런 미래 비전을 갖고 있구나라고 하는 생각들을 주는 정당으로 탈바꿈을 해야 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는 별개로 '하는 일을 하는구나' 하는 모습들을 보여줘야 된다."

"선거법이라든가 민생 관련 법안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발굴을 하고 그것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그 점에 대해 당 지도부가 생각 안 하고 있는 점이 많이 안타깝다. '그래, 민주당이 할 일은 하는구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는 별개로 하는 일을 하는구나' 이런 모습들을 보여줘야 되는데 지도부가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점들이 아쉬운 부분이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지지도에 대해 어떻게 보고 계시나.

"샤이 민주당도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못해서 보수도 샤이층이 굉장히 많다. 얼마만큼 되는지는 지금 잘 모른다. NBS나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뒤지고 있고 특히 수도권, 서울에서 그런 결과들을 보이고 있는데 선거는 커다란 민심의 흐름 플러스, 그 지역에서의 후보자의 경쟁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국민의힘 후보자가 제대로 눈에 띄는 후보자가 아직 별로 없는 상황인데, 민주당은 현직 의원들이 하고 있다. 커다란 민심의 흐름에서는 민주당이 안 좋아 보이는데 개별 지역구에서의 후보자의 경쟁력 이런 것들을 보면 국민의힘이 안 좋아 보인다. 그래서 정확히 예측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친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구속 상태로 공천권을 행사하는 '옥중공천'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옥중공천이라도 하겠다'라고 말한 게 지난 2월 체포동의안 표결 직후에 CBS 논설위원장하고 통화를 하면서 그런 얘기를 한 거고, 최근 정성호 의원이라든가 박찬대 의원 등 인터뷰 내용을 보면 '설령 구속된다 하더라도 옥중에서도 당 대표를 유지하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추측해본다."

박찬대 최고위원이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민주당 경기용인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A씨를 만났고, 그 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의 아내와 통화도 연결됐다고 밝혔다.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 가장 이 대표의 측근이고 최고위원인 분으로서. 검찰 입장에서는 증거 인멸을 하려고 하는 시도다라는 인식으로 보고 있어서 직무대행에 대한 압수수색도 하는 상황에서 이화영 부지사의 부인하고 통화하는 이런 것들은 사실 하지 말았어야 할 행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