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동·시민단체 '무노조' 현대차 압박…단체협약 체결 요구

미국의 노동 및 시민단체들이 조지아주에 대규모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는 현대자동차에 일종의 단체협약을 맺자고 압박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와 전미자동차노조(UAW) 등 대형 노조들은 지역·환경 관련 시민단체와 함께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 사장에게 이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현대차와 그 공급업체들이 지역 사회에서 직원들을 고용하고, 안전기준을 강화하며, 공장 주변의 환경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의 조지아 앨라배마 공장에 현재 노조가 결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노사 간 단체협약을 맺을 순 없지만, 시민단체들과 일종의 협약을 맺어 지역사회의 요구를 반영하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총 3만명의 이 지역 노동자를 신규 고용하고, 그중 1만2750명은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의 경제개발 프로젝트인 서배너 인근 브라이언 카운티의 현대차 메가시티 건설과 연계돼 고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현대차의 현지 전기차 공장과 청정에너지 공급처를 타깃으로 한 이 캠페인은 바이든 행정부에 "그저그런 일자리가 아니라 '좋은 노조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하라고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 대선에 이어 2024 대선에서도 가장 중요한 경합 지역인 조지아주에서 세계적 자동차 기업 중 하나인 현대차에 구체적인 요구를 한다는 점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NYT는 지난해 미국의 전기버스 생산업체 '뉴플라이어'도 노동·시민단체들과 비슷한 내용의 협약을 맺은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뉴플라이어의 협약에는 새로 고용하는 직원의 45%를 여성이나 소수인종, 제대군인 등에게 할당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들은 또 현대차와의 협약을 발판으로 BMW(사우스 캐롤라이나)나 메르세데스 벤츠(앨라배마)와도 유사한 협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 USA의 마이클 스튜어트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회사의 '최우선 정책이 직간접으로 고용하고 있는 11만4000여 명의 안전과 복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