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흉상 이전 배후, 국방부·보훈부·대통령실"
"공산당 경력자, 교정 부적절…반헌법 정신, 역사 부인"
"육군사관학교는 '정치 쟁점화'돼선 안 돼...육사 교장, 정치 군인"
"軍, '공산당'만이 아닌 어떤 침략국과도 싸우는 것…지엽적"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 [사진=연합뉴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내 독립전쟁 영웅 5인(김좌진·홍범도·지청천·이범석·이회영)의 흉상 이전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논리가 구차하다"고 비판하며 "뒤에 당연히 국방부와 보훈부와 대통령실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 야당 간사인 김 의원은 28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종섭 장관 말에 의하면 북한 공산당과 싸워야 하는 장교를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공산당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는 건 교정에 부적절하다, 그래서 옮기겠다, 라고 한다. 그야말로 우리 반헌법 정신이자, 역사를 부인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이런 것들이 시류에 편승한 '정치군인'들의 행태가 아닌가 심히 우려하고 있다"며 "홍범도 장군은 박정희 대통령 당시 1962년에 건국훈장을 수여했다. 또 노태우 정부 때부터 유해라도 송환해서 모시려고 노력했고 김영삼 정부에서도 노력을 했다"고 짚었다.
이어 "2016년 박근혜 정부 때 잠수함 중 이름을 '홍범도함'으로 해서 진수했다. 역대 진보 보수 정부 할 것 없이 홍범도 장군의 훌륭함을 기리기 위한 노력을 해왔는데, 유독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이러한 움직임의 '역사 지우기'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육사 단독' 추진으로 보는지 묻자 "당연히 국방부와 보훈부와 대통령실이 있다고 본다"며 "역사적인 인물의 조형물을 설치한다는 것은 임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설치 당시 어떤 메커니즘으로 설치됐는지를 보면 안다"며 "설치할 때 육사 교수부에 사학과, 전사학과의 교수들이 엄청난 검증을 했고, 그러고 나서 국방부와 그 당시 보훈처의 허락을 맡아서 설치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 모시고 그해 졸업식에는 그 앞에서 행사까지 했다. 군의 뿌리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당시에도 국방부, 보훈처, 대통령실까지 다 관여했다. 철거하려면 또 그와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돼야 되는 것"이라고 근거를 들었다.
앞서 대통령실은 27일 독립군·광복군 흉상 이전 추진과 관련해 국방부와 육사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방부와 육사가 잘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며 추가 언급을 자제했다. 국방부와 육사가 흉상 이전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사실상 군 당국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육사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며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입당 경력을 언급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국방부 장관 답변은 육사 교장이 육사에서 자체 TF를 만들었다고 했다. 여러 가지 조형물을 재정비하는 TF를 작년 말에 만들어서 작업을 했다 하니까 총대를 당연히 육사 교장이 지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용산 대통령실에서 위기관리센터장을 하다가 그 다음 쓰리스타로 진급하면서 육사 교장으로 작년 말에 갔다"며 "한일관계 개선 시류에 맞춰 대통령실에 근무하던 장군이 육사 교장으로 가서 가장 먼저 한 것이 이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통상 이런 경우 '정치군인'이라고 한다"며 "육군사관학교는 정치에 쟁점화돼선 안 된다. 아카데미로 순수학문을 하고 순수군인을 키우는데, 정치의 소용돌이에 휘몰아치게 만든 육사 교장이나 현재 국방부 장관이나 아주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매섭게 비판했다.
아울러 "육사 동문들이나 육사 안 분위기는 되게 격앙돼 있다. 왜 육사가 정치의 소용돌이에 정치 쟁점화로 만드느냐, 많이 우려한다"고 전했다.
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개입 정도에 대해 "제가 지난 금요일 국방위에서 질의했을 때 예상 질의도 안 준 상태였는데 이종섭 장관은 여기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육사에서 여러 번 보고를 하고 지침을 받지 않고는 갑자기 질문했는데 이 정도로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국방부 보훈부 다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군은 공산당만 싸우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침략하는 어떤 나라하고도 싸우는 것"이라며 "만약 일본이 독도를 침탈하면 싸우는 것이고, 한미동맹의 미국도 우리 주권을 침해한다든가 하면 우리가 반론을 제기해야 되는 것이다. 사실은 너무 지엽적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흉상 이전 백지화 가능성에 대해 "국방위 차원에서도 민주당이 노력하려고 한다"며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국방부 장관실 앞에도 독립운동 영웅들 흉상들이 있고, 홍범도 장군도 있는 걸로 아는데 육사의 문제만이 아니다. 역사 지우기는 안 되는 것이고, 독립전쟁 때 영웅들을 기리는 노력을 더 해야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