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뺀 흑해곡물협정 대안 제시..."31일 튀르키예와 논의"

러, 튀르키예·카타르와 새 곡물 수출 협정 추진

"최적의 대안…튀르키예와 외무장관 회담서 논의"

푸틴, 아프리카에 "우크라 곡물 공급국 자리, 러가 대체"

러, 흑해곡물협정 파기 후 곡물 수출 호황

러시아 외무부가 오는 31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의 외무장관 회담에서 흑해곡물협정의 대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우크라이나와의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러시아는 튀르키예, 카타르와 새로운 곡물 수출협정을 추진 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외무부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하칸 피탄 튀르키예 외무장관이 이번 주 회담에서 흑해곡물협정의 대안에 대한 러시아 측의 제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무부는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흑해곡물협정에 대한 최적의 대안으로 간주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새로운 곡물 수출협정 출범을 위해 튀르키예, 카타르와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는 아프리카에 대한 자국 곡물 수출을 위해 튀르키예를 화물선 운영국, 카타르를 재정 보증국으로 이용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상을 파기한 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막히면서 아프리카 지역을 포함해 세계 식량 위기가 커진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곡물 공급국 자리를 러시아가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담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에 "나는 우리나라가 상업적으로 그리고 필요한 국가에 대해서는 무상으로 우크라이나 곡물을 대체할 수 있다고 여러 번 언급했다"며 "특히 러시아는 올해 또 한 번 대풍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7일 자국의 요구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했으며 이후 우크라이나 항구에 접근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 군함으로 취급하고 기국을 우크라이나 측의 전투원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러시아 측은 이달 13일 흑해를 지나는 팔라우 국적 상선에 경고 사격을 가했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곡물 육로 수출을 위한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도 강행하는 등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봉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식량 안보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경제 또한 타격을 받고 있으나 러시아는 지난달 곡물 수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러시아곡물연합(RGU)에 따르면 러시아의 7월 곡물 수출량은 사상 최대치인 568만 톤을 기록했으며 이중 밀은 454만 톤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1.6배 높은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을 차단한 이후 대체 경로를 마련하려는 서방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량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우크라이나의 식량 선적을 마비시키려는 러시아의 노력이 성공하고 있다고 전했다.